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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이현호 기자] 크리스티아노 호날두(37, 포르투갈)의 신세가 처량하다.
포르투갈은 6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스위스를 6-1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8강에서 모로코와 격돌한다. 모로코는 16강에서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격파한 다크호스다.
호날두는 선발 명단이 아닌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호날두가 메이저 대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건 32경기 만의 일이다. 호날두는 유로 2008 스위스전에서 벤치에 앉은 후 14년간 모든 월드컵 경기와 유로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호날두가 뛰던 자리는 신성 곤살루 하무스(21)가 맡았다. 하무스는 카타르 월드컵 직전에 A매치 데뷔한 ‘뉴페이스’다. 호날두는 자신보다 16살 어린 하무스가 선발로 뛰자 어두운 표정으로 벤치를 지켰다.
겨우 4번째 A매치에 출전한 하무스는 전반 26분, 후반 6분, 후반 22분에 연이어 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후반 10분에는 하파엘 게레로의 득점까지 어시스트했다. 첫 선발 A매치에서 3골 1도움을 올리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스코어가 4-1로 벌어지자 포르투갈 벤치는 호날두에게 교체 투입을 지시했다. 루사일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호날두! 호날두!”를 연호했다. 중계 카메라도 호날두를 따라다녔다. 호날두 투입 직전에 포르투갈이 1골을 더 넣어 5-1이 됐다. 호날두는 5-1 시점에서 주앙 펠릭스와 교체되어 들어갔다.
하루 전에 열린 한국-브라질 경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브라질은 4-1로 앞서가던 후반 35분에 골키퍼를 교체했다. 주전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를 빼고 3순위 골키퍼 웨베르통을 넣었다. 웨베르통은 만 34세에 한국 상대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승리를 확신한 브라질의 여유였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는 동안 26명 엔트리 중 25명에게 출전 기회를 줬다. 마지막 남은 1명 웨베르통을 한국전에 교체로 넣어 ‘인생 경기’를 만들어준 것이다. 웨베르통은 “대단히 감사한 날이다. 월드컵에 출전했다는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호날두는 웨베르통과 달리 언제나 1순위였다. 월드컵 본선에서만 21경기 출전해 8골을 넣었다. 하지만 나이는 못 속인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호날두는 스코어가 크게 벌어질 때 ‘팬서비스용 교체’ 선수로 전락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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