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두산 베테랑 좌완 장원준(38)이 23일 잠실 삼성전서(5이닝 7피안타 4탈삼진 4실점) 따낸 개인통산 130승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양의지(36)와의 인연으로도 화제를 모은다. 양의지는 2018시즌을 끝으로 NC로 이적했다가 올 시즌 5년만에 친정 두산에 복귀했다.
그런데 장원준의 129승이 2018년 5월5일 잠실 LG전이었다. 1승을 더해 130승 고지를 밟는데 무려 5년이 걸렸다. 공교롭게도 양의지가 NC 소속이었던 2019~2022년은 장원준이 방황하던 시기였다. 1~2군을 오가는 신세로 전락했고, 1군에서도 불펜으로 기용됐다.
양의지에게도 장원준과의 재회는 의미가 깊었다. 그는 “오랜만에 원준이 형이랑 투샷이 잡혔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고 했다. 시행착오가 있었다. 2회 집중타를 맞으며 4실점했다. 양의지는 “오랜만에 맞춰서 원준이 형과 하던 패턴이 생각이 안 났다. 그래서 정신없이 맞았다. 맞은 뒤에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많이 썼다. 그땐 잠시 사인이 안 맞았다”라고 했다.
장원준의 방황에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동안 투심도 다시 장착했고, 전체적인 공 스피드도 조금 올렸다. 투심 최고 141km에 그칠 정도로, 대부분 공은 130km대 후반이긴 했다. 그래도 양의지는 장원준이 예전과 달라졌다면서, “140km만 나오면 치기 어렵다”라고 했다. 피치 디자인이 좋고 커맨드가 살아났다는 걸 전제로 한 상황서 내놓았던 말이다.
장원준은 5년만에 승수를 추가했지만, 선발진 잔류는 불투명하다. 당장 곽빈이 곧 돌아오고, 딜런 파일도 곧 복귀 준비에 들어간다. 장원준 본인은 기록에 대한 욕심은 내려놨다. 그러나 양의지는 장원준의 부활 가능성을 진지하게 점쳤다. “직구 스피드도 좋아졌고, 투심도 좋았다. 체인지업도 구속이 올랐다”라고 했다.
양의지 역시 장원준처럼 30대 후반으로 가는 시점이다. 그는 “원준이 형이 많이 늙었다. 안쓰럽다. 그것 말고는 똑같다”라면서 “옛날엔 내가 원준이 형한테 밥도 얻어먹고 그랬는데, 이젠 내가 사줘야 한다. 원준이 형하고 (김)재호 형을 잘 모셔야 한다. 원준이 형이 130승을 했으니, 내가 사기로 했다”라고 했다.
심지어 이날 장원준의 라커에는 막걸리가 등장했다. 양의지는 “뚜껑을 살짝 열어놓아서 냄새가 났지만, 원준이 형이 잘 되기만 하면 참을 수 있다”라고 했다. 트래킹 데이터로 중무장한 시대에 샤머니즘이라니. 아이러니컬 하지만, 그만큼 장원준은 부활이 간절했다.
양의지는 그런 장원준의 마음을 이해한다. 그리고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원준이 형, 오래오래 해먹어요.”
[양의지와 장원준(위), 장원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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