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無완봉' 시즌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17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이 마무리됐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많은 기록 쏟아져나왔지만 끝내 나오지 않은 기록이 있다. 바로 완봉승이다.
완봉승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매년 나오던 기록이다.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으로 불렸던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에도 완봉승은 꾸준히 나왔고, 지난해도 3차례의 완봉승이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완투승만 네 번이 있을 뿐 완봉승을 기록한 투수가 없다. 네 번의 완투승 중 두 차례는 강우 콜드이며 순수하게 9이닝을 책임진 투수는 삼성 뷰캐넌이 유일하다. 뷰캐넌은 지난 7월 13일 광주 원정 경기에서 KIA를 상대로 9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 하며 완투패를 당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한국프로야구 42년 역사에서 단 4명만 이룬 대업을 달성한 에릭 페디가 있었다.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으로 다승과 탈삼진, 평균자책점 타이틀까지 모두 쓸어 담으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다. 하지만 그도 완봉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페디는 지난 9월 10일 롯데를 상대로 9회 1사에서 1실점 한 뒤 교체되어 완봉승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페디뿐 아니라 완봉승에 근접한 선수는 있었다. 지난 9월 23일 KT 쿠에바스는 KIA를 상대로 9회 1사까지 노히트 투구를 하며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김도영에게 3루타를 맞고 이후 볼넷까지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지난 11일 KIA 양현종은 키움을 상대로 8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고 있었다. 8회까지 투구수가 97개였다. 욕심만 부린다면 충분히 완봉승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김종국 감독은 투수 교체를 지시했고 서재응 투수 코치는 아쉬워하는 양현종에게 "야구 올해만 하는 거 아니잖아. 길게 해야지"라며 위로했다.
현대 야구는 마운드의 분업화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보직별 투구 수 제한이 분명하다. 통상 80구~100구를 던지는 선발 투수가 자신의 힘 만으로 한 경기를 다 책임지는 경우는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MLB(미국프로야구), NPB(일본프로야구)에서는 올 시즌 여러 차례 완봉승이 나왔다. 팀당 162경기를 치르는 MLB에서는 21번의 완봉승이 나왔고, 팀당 143경기를 치르는 NPB는 무려 41차례나 나왔다. 올 시즌 KBO리그만 완봉승이 나오지 않았다는 건 생각에 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완봉승에 근접한 투구를 펼쳤던 페디, 뷰캐넌, 쿠에바스, 양현종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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