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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두나의 외로움과 상처를 연기하는 것만으로 치유가 되고 채워지는 느낌이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로 돌아온 가수 겸 배우 수지(본명 배수지·29)의 소감이다.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팝 아이돌 시절을 뒤로하고 은퇴한 두나(수지)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물이다. 글로벌 인기작 '사랑의 불시착'(2019~2020)의 이정효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시리즈로,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2022)를 통해 첫 단독 주연 신고식을 화려하게 마친 수지가 두나로 새 얼굴을 꺼내 보였다. 두나는 눈에 띄는 외모와 특출난 실력으로 최정상의 위치에 있던 걸그룹 드림스윗 멤버다. 어느 날 갑자기 무대를 이탈하고 돌연 자취를 감춘 채 숨어버린 두나는 셰어하우스에서 만난 원준에게 진심으로 끌리기 시작한다.
시리즈는 수많은 청춘의 공감과 설렘을 자아내며 열띤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이두나!'는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톱 5위까지 올랐다.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시리즈에서는 연일 정상을 지키고 있다.
26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만난 수지는 "두나는 감정 기복이 굉장히 심하고 널뛴다. 두나만의 감정 표현 방법에 마음이 쓰이면서도 연기로 잘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출연 결심 이유를 알렸다.
완성본을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고 밝힌 수지는 "감정이 전달된 것 같아 만족스럽고 아쉽기도 하다. 한참 지나고 나서 집중해서 볼 수 있을 때 한번 더 보고 싶은 생각"이라고 터놓기도 했다.
원준 역의 배우 양세종(30)과의 호흡은 "너무 좋았다"며 "처음 만났을 때부터 빨리 편해지고 싶어 장난을 쳤다. 현장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한 수지였다.
두나의 표현 방식은 꽤나 거침없다. 원준에게 스스럼없이 호감을 드러내고 직진한다. 수지는 "촬영 당시엔 이미 두나에 몰입이 돼 있었다. 원준이 조금 힘들겠단 생각으로 했다. 두나가 일방적으로 괴롭히고 장난치는 입장이잖냐. 최대한 원준이를 당황시키려 했다"고 회상했다.
수지는 연기뿐 아니라 춤과 노래까지 소화해야 했다. 드림스윗 무대 장면은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열린 'K콘' 공연에서 촬영됐다. 수지는 "처음에 '몸이 굳었으면 어떡하지?' 생각했다. 멤버들과 합 맞추는 게 오랜만이라 새로웠다. 진짜 무대에 섰어야 했다. 부담감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두나를 연기하며 아픔과 상처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수지는 "두나만큼 힘든 적도 있었는데 알아차리려 하지 않고 넘어간 적이 많았다. 회피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내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다른 일에 집중한다. 마음이 힘들면 집중할 수 있는 걸 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수지는 '이두나!'를 "아픈 손가락"이라고 칭했다. "두나를 연기할 때 '난 엉망이다'란 느낌으로 했다"라며 "아직 마음이 쓰이고 눈에 밟히고 아른거린다"는 이유에서다.
연예계 활동 14년 차를 맞은 수지는 두나처럼 은퇴를 마음에 담아본 적 있느냐고 묻자 "항상 그 생각을 하고 있다. 하다보니 매 순간 더 최선을 다하게 되는 느낌이다. 언제든 그만둘 수 있고 떠날 수 있단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한 작품 한 작품 할수록 소중함이 느껴진다. 어렸을 땐 이 일이 전부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두나는 '난 노래도 춤도 못하게 되면 어쩌지?'라고 한다. 일이 인생의 전부가 되는 게 싫다"고 부연한 수지였다.
'이두나!'는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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