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조금 내려놓으면 훨씬 잘 던질 수 있어.”
KIA 타이거즈 차세대 에이스이자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22). 그는 구랍 26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공개된 박찬호(29), 최지민(21)과의 식사토크를 통해 올 시즌을 두고 “재미없었다, 힘들었다”라고 했다.
이의리는 데뷔 3년을 거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영건 에이스로 성장했다. 단, 올 시즌에는 몇몇 고민, 이슈로 속상한 시간도 있었다. 그는 31일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다 아쉽다. 잘 던지다가 못 던진 경기가 너무 많았다”라고 했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려 볼넷을 연거푸 내주고, 만루서 실점하는 패턴을 얘기한다. 이의리는 “잘 던지다가 못 던진 경기가 못 던지다가 잘 던진 경기보다 많았다. 컨디션이 안 좋은 적도 없었고, 밸런스가 안 좋은 적도 없었다. 열심히 했는데 잡생각도 많았다”라고 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찾았다고 털어놨다. 이의리는 “APBC서 어느 정도 감을 잡은 느낌이다. 그것 때문에 좋았다. 일본전서 퀄리티스타트를 한 건 (한국이 져서)크게 의미 없다”라고 했다.
제구 기복만 해결되면 A급을 넘어 S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설령 제구 기복을 완벽히 해결하지 못해도 투구수 관리에 지장이 없을 수준이면 괜찮다. 지금도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투수다. 왼손이 150km을 찍는 것 자체가 축복이다. 그렇다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품질이 나쁜 투수도 아니다.
이의리 얘기를 경청하던 박찬호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우선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 의리는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그만큼 준비도 많이 했고 자신을 발전하기 위해 이 정도로 노력하는 애는 없다”라고 했다.
그런 이의리에게 ‘조금 놓고’ 가도 된다는 얘기를 했다. 승부욕, 목표의식을 저해하는 마인드가 아니다. 당장 현실에 걸 맞는 길을 찾고, 과도한 부담을 갖지 말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의리의 마음을 알겠다. 완벽하게, 잘 던지고 싶어 하다 보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찬호는 “조금 내려놓으면 의리는 훨씬 더 잘 던질 수 있다. 내가 되게 많은 투수를 바로 뒤에서 던지는 걸 봤다. 그런 게(부담)이 많은 투수는 보인다. 의리가 요좀 그렇다”라고 했다. 4년차 투수라면, 실전 이상으로 마인드컨트롤이 좋아야 한다.
이미 그것도 터득하고 있다. 이의리는 경기 도중 짜증이 날 때를 회상하며 “덕아웃 가기 전까지 화 한번 내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파이팅하고 심호흡한다. 나만의 푸는 방법인데, 진짜 안 될 때 나한테 열 받는 일이 있으면 주변을 살펴야 한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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