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39SV' 고우석 vs '日 236SV' 마쓰이…SD 마무리 경쟁, 美 언론도 벌써부터 '기대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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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이 성사된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이 성사된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고우석, 2023년 11월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마이데일리
고우석, 2023년 11월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포스팅'이 마감되기 직전, 고우석이 극적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의 꿈을 이루게 됐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마무리를 맡을 선수가 궁금한 모양새다.

'뉴욕 포스트'는 존 헤이먼은 3일(이하 한국시각) "한국의 우완투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언급, '뉴욕 포스트'의 조엘 셔먼은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 달러(약 59억원)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 데니스 린은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에는 2026년 뮤추얼 옵션도 포함이 돼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고우석은 바이아웃 50만 달러(약 6억 5000만원)에 2024시즌 175만 달러(약 23억원), 2025시즌 225만 달러(약 29억원)를 받는다. 그리고 2026시즌의 경우 300만 달러(약 39억원)의 뮤추얼 옵션이 포함됐는데, 2+1년 최대 700만 달러(약 92억원)를 품에 안을 수 있는 계약이다.

'극적'이라는 표현 외에는 어울리는 단어가 없을 정도다. 고우석은 지난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깜짝'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2023시즌을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를 입 밖으로 꺼낸적이 없었던 만큼, 빅리그 구단이 고우석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요소였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이 기회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고우석은 차명석 단장에게 빅리그 진출에 대한 의사를 밝혔고, LG는 논의 끝에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도록 포스팅을 허락하기로 했다. 물론 LG와 고우석 측 모두가 납득할 만한 계약을 따낸다는 조건이 붙기도 했다. 그리고 고우석은 지난달 5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이 됐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직후를 제외하고는 현지 언론과 구단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신분조회 요청이 빅리그 구단과 계약으로 100%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우석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포스팅 불발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였던 고우석의 계약은 그야말로 '극적'으로 성사됐다.

4일 오전 7시 포스팅 마감을 앞둔 가운데 '뉴욕 포스트'는 3일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고우석은 지난 2일 샌디에이고로부터 계약 조건을 받았고, 이를 곧바로 LG 측에 전달했다. 당초 터무니 없는 금액이라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하지 않을 의사를 내비쳤던 LG는 고우석의 계약 규모를 확인한 뒤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우석의 빅리그 진출을 밀어주고 응원하기로 결정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이 확정된 고우석./MLB SNS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이 확정된 고우석./MLB SNS

고우석은 LG의 허락이 떨어짐과 동시에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샌디에이고의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함이었다.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샌디에이고 입단이 유력한 가운데, 4일 오전 7시가 넘어도 고우석의 계약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변수는 없었다. '뉴욕 포스트' 조엘 셔먼은 오전 7시 6분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2년 450만 달러 계약 합의 소식을 전하면서, 김하성과의 한솥밥이 결정됐다.

지난해 뉴욕 메츠에 이어 두 번째로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냈던 샌디에이고는 이번 겨울은 매우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유는 지난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한 것이 큰 걸림돌로 작용한 까닭.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 중 5000만 달러(약 655억원)를 급하게 대출받는 등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2024시즌 연봉 3300만 달러(약 432억원)이 전망되는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로 떠나보내는 등 팀 페이롤을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분명 팀 재정은 넉넉하지 않지만, 샌디에이고는 전력 보강에 손을 놓지 않았다. 2023시즌이 끝난 뒤 '특급마무리' 조쉬 헤이더를 비롯해 팀 힐과 닉 마르티네스, 루이스 가르시아 등 불펜 자원들이 대거 팀을 떠나면서 불펜 뎁스가 약해졌고,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200세이브의 고지를 밟은 마쓰이 유키에 이어 고우석까지 품에 안으면서 불펜의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고우석과 마쓰이, 알버트 수아레즈까지 세 명의 투수가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구도가 형성되게 됐다.

'MLB.com'은 "고우석은 올 겨울 마쓰이 유키를 영입한 샌디에이고의 불펜을 탄탄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우석은 LG에서 7시즌 동안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고우석은 90마일(약 144.8km) 중반, 최고 98마일(약 157.7km)을 던질 수 있다. 지난해 44이닝을 던지면서 볼넷 비율은 11.6%까지 올랐지만, 제구력은 일반적으로 견고하다"고 고우석을 평가했다.

LG 트윈스 시절의 고우석과 일본 국가대표 시절의 마쓰이 유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로버트 수아레즈./마이데일리, 게티이미지코리아
LG 트윈스 시절의 고우석과 일본 국가대표 시절의 마쓰이 유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로버트 수아레즈./마이데일리, 게티이미지코리아

현재 샌디에이고는 헤이더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가게 되면서 마무리가 공석인 상황.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과 'CBS 스포츠'는 고우석이 마무리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을 전망했지만,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마쓰이, 수아레즈와 경쟁이 필수적이다. 'MLB.com' 또한 고우석을 포함한 마무리 후보 세 명이 펼칠 경쟁을 주목했다.

일단 마쓰이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10시즌 동안 236세이브를 기록 중이며, 올 시즌에는 최연소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국가대표 시절에도 마무리 역할을 맡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수아레즈 또한 한신 타이거즈에 머물던 시절 2시즌 동안 68세이브를 수확했고, 빅리그로 돌아온 후 샌디에이고에서는 2시즌 동안 71경기를 모두 불펜 투수로 나서며 1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 중이다. 경험 면에서는 고우석을 포함한 세 명이 모두 뛰어난 편이다.

'MLB.com'은 "2주 전 A.J. 프렐러 단장은 마쓰이에 대해 '경기 후반 어딘가에서 투구를 할 것이다. 이번 오프시즌 다른 옵션이 나올지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우석이 다른 선택지 중 하나인 것 같다"며 "수아레즈와 함께 3명이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불펜에서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든, 세 명의 투수 모두가 많은 이닝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어떠한 선수가 샌디에이고의 뒷문을 담당하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고우석과 마쓰이, 수아레즈까지 세 명이 마무리 자리를 놓고 펼치는 경쟁이 올해 샌디에이고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지켜보는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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