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 없나요? 더 해주시면 안 될까요?"...신영석을 떨게한 동료들, 무슨 일이야 [유진형의 현장 1mm]

내가 웃고 있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마이데일리 = 의정부 유진형 기자] 신영석(39)은 'V리그 통곡의 벽'이었다. 

한국전력 베테랑 미들 블로커 신영석이 18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KB손해보험과의 원정 경기에서 V리그 최초로 블로킹 1200개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1세트 1-0에서 KB손해보험 홍상혁의 퀵오픈을 차단하며 프로 데뷔 15년 만에 V리그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고 블로킹 부문 2위 이선규(은퇴·1056개) 3위 하현용(삼성화재·1017개)과의 차이를 더욱 벌렸다.

경기 시작 후 바로 대기록을 달성한 신영석은 이날 블로킹 5개 포함, 11득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아다녔다. 39세 나이지만 여전히 신영석은 리그 최고의 미들 블로커였다. 

세트 스코어 3-0(25-16 25-20 25-16) 완승을 거둔 한국전력의 MVP는 양 팀 최다 21득점을 책임진 타이스가 아니었다. 방송사 수훈 인터뷰도 대기록을 달성한 신영석이었다. 그런데 신영석이 인터뷰 내내 계속 주위를 살피고 눈치를 보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동료들이 물병을 들고 물세례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되자 신영석은 "인터뷰 더 없나요? 더 해주시면 안 될까요?"라며 웃었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웃는 게 아니었다. 살려달라는 미소였다. 하지만 결국 방법이 없다는 걸 인지한 신영석은 두 팔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린 뒤 "으아"라고 포효하며 후배들의 물세례를 받았다.

엄청난 양의 물세례에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신영석은 후배들이 준비한 깜짝 이벤트에 즐거워하며 평생 잊지 못할 1200블로킹을 즐겼다. 

한편 이날 셧아웃 승리를 거둔 한국전력은 3연승으로 4라운드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승점 37(13승 11패)로 5위를 유지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봄 배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반면 최하위 KB손해보험(승점 17·4승 20패)은 올 시즌 한국전력에 3경기 연속 셧아웃 패를 당하며 끝없는 부진에 빠졌다.

이제 양 팀은 올스타 휴식기 동안 전력을 가다듬으며 5라운드를 준비하게 된다.

[역대 통산 1200블로킹을 최초로 달성한 신영석이 경기 후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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