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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루타나 3루타인줄 알았다.”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범경기 데뷔 두 번째 경기서 홈런과 2루타를 뽑아내며 무서운 적응력을 뽐냈다.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 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시범경기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했다.
1회 2루타도 돋보였지만, 하이라이트는 0-2로 뒤진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나온 우중월 솔로포다. 이정후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애리조나 오른손 선발투수 리네 윌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2B1S서 4구 94.7마일(약 152.4km) 포심이 가운데에서 약간 아래로 떨어지자 제대로 잡아당겼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페이지에 나온 영상을 보면, 타구는 홈런이라기보다 직사포였다. 라인드라이브 타구였는데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비거리 418피트(약 127m)였다. 타구속도는 109.7마일(약 176.5km)이었고, 발사각은 단 18도.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어지간한 자동차가 과속해야 나오는 176.5km의 속도로 130m 가까이 날렸다는 얘기다. 152km 포심이라면 절대 느린 공이 아니다. 이정후의 반응속도가 상당히 좋았다는 얘기다. 느린 그림으로 확인하니 이정후는 과거 키움 히어로즈 시절 좋았던 폼으로 쳤다. 팔이 어깨까지 다시 올라간 게 명확히 확인됐다.
양준혁 MBC 스포츠 해설위원이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양신 양준혁을 통해 이정후가 자신의 폼을 유지하되, 더 강하게 가격하면 충분히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을 칠 수 있다고 한 것과 궤를 같이 했다. 당시 양준혁 위원은 팔 높이를 가슴 부근으로 내려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가면 강속구 대응 시간에 여유는 생기지만 그만큼 상체가 떠서 변화구 대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후로선 또 한번 자신감을 갖는 한 방이었다. MLB.com에 “하드 히트라는 걸 알았다. 타구가 높게 띄지 않고 낮게 날아갔다. 공중에서 스피드를 내다가 넘어갔는데, 2루타나 3루타인 줄 알았다. 그래서 계속 그렇게 뛰었다”라고 했다.
실제 이정후는 타구를 날리고 굉장히 빨리 뛰었다. 발사각만 보면 홈런으로 예상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여기서 또 한 번 놀라는 건 수준급 주력이다. MLB.com에 따르면 이정후는 홈런을 치고 1루에 4.1초만에 도달했다.
이정후는 “스피드도 스피드인데,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키가 커서 릴리스포인트가 정말 높다. 그래서 공이 빨라 보인다. 움직임도 다르다. 겨우내 이런 일을 겪으려고 준비했다. 결과가 나오는 건 기쁘지만, 앞으로 상황을 좀 더 봐야 한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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