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설정한 존에서 자신 있게.”
NC 다이노스 내야수 서호철(28)은 유니크하다. 상무 시절이던 2021시즌 타율 0.388로 퓨처스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확실히 컨택 능력이 남다르다. 그런데 서호철이 더욱 눈에 띄는 건, 사구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2023시즌에만 헤드샷을 두 번이나 당했고, 그 여파로 한동안 결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서호철은 인간의 본능(?)을 거부했다. 또 홈플레이트 쪽으로 붙고 또 붙었다. 그 결과 1군 주전 첫 시즌, 114경기서 397타수 114안타 타율 0.287 5홈런 41타점 50득점 OPS 0.694를 기록했다.
서호철의 전략은 간단하다. 배터박스에서 최대한 홈플레이트 쪽으로 붙어 투수들에게 바깥쪽 승부를 강요했다. 아무리 커맨드가 좋은 투수라고 해도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는 타자에게 몸쪽 공략을 계속 하기 어렵다.
투수로선 위, 아래를 공략하기도 했지만, 결국 익숙한 바깥쪽 승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바깥쪽을 잔뜩 노린 서호철은 힘 있게 공략, 애버리지를 관리했다. 이게 말이 쉽지, 사람이 공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홈플레이트에 달라붙는 게 절대 쉽지 않다.
그렇게 서호철은 NC를 대표하는 또 한 명의 교타자로 거듭났다. 경험이 붙고, 풀타임을 소화하면 3할 타자로 거듭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NC는 2023시즌을 끝으로 베테랑 박석민이 은퇴했지만, 서호철이 빠르게 박석민의 그림자를 지워가고 있다.
올 시즌은 사실상 주전 3루수에 무혈 입성할 전망이다. 1일(이하 한국시각) LG 트윈스와의 대외 연습경기서는 홈런을 터트리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서호철은 구단을 통해 “속구 타이밍에 중점을 두고 경기에 임했다. 홈런은 내가 설정한 존에서 자신 있게 배트를 돌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오늘 홈런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겠다. 계속해서 정규시즌에 맞게 컨디션 끌어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NC는 선발진에 대한 고민이 큰 팀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타선은 계산이 가능하다. 여전히 타선의 펀치력이 약한 측면이 있는 반면 교타자는 즐비하다. 하지만, 젊은 공수겸장 내야수의 가치는 엄청나다. 올해는 NC가 서호철이 장기적으로 상수가 될 것인지만 체크하는 시즌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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