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노찬혁 기자] '현대가 더비' 라이벌 전북 현대로 이적한 김태환에 대한 울산 HD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전북은 30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4라운드 울산과의 현대가 더비 라이벌 매치에서 2-2로 비겼다. 김태환은 이날 경기에서 87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먼저 기선 제압에 성공한 팀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전반 21분 이동경의 선취골과 전반 39분 김지현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먼저 앞서갔다. 전북은 전반전 추가시간 이동준의 만회골로 본격적인 추격에 나섰고, 후반 24분 문선민의 동점골까지 나오면서 승점 1점을 따냈다.
그러나 현대가 더비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바로 김태환이다. 김태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에서 전북으로 이적했다. 김태환은 지난 2015년 울산으로 이적한 뒤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까지 울산에서 8년 동안 뛰었다.
김태환은 울산에서 총 4번의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2017년 FA컵(現코리아컵)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경험했다. 2022시즌과 지난 시즌에는 울산의 K리그 2연패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김태환은 울산과의 계약이 만료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했다. 울산 팬들은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확정됐기 때문에 아쉽지만 레전드 김태환의 미래가 잘 풀리기를 바랬다. 그러나 김태환은 돌연 울산의 라이벌 전북으로 이적을 확정했다.
특히 울산 팬들에게 구단이 자신과 동행을 원하지 않았다며 눈물을 보이며 호소했던 김태환이었기 때문에 울산 팬들의 배신감은 배로 다가왔다. 라이벌 구단으로 이적한 김태환은 순식간에 울산 팬들을 기만한 선수가 됐고, 울산의 레전드에서 금기어가 됐다.
전주성에서 전북 선수들의 선발 라인업이 공개됐고, 김태환의 이름이 나오자 울산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이날 공교롭게도 김태환의 K리그 400경기 출장 기념 시상식이 펼쳐지기도 했다. 울산 팬들은 김태환의 출장 기념 시상식을 축하해주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울산 팬들은 김태환이 우측에서 볼을 잡기만 하면 야유를 보냈다. 반면 전북 팬들은 응원하는 팀의 선수가 된 김태환을 향해 함성으로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현대가 더비 라이벌인 두 팀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후반 42분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울산이 공격하는 중 김태환이 쓰러졌고, 벤치 쪽을 향해 교체 사인을 보냈다. 울산은 공격을 멈추고 공을 밖으로 내보냈다. 김태환이 교체되는 과정에 울산 팬들은 한층 더 거세진 야유를 보냈고, 김태환은 전북 팬들을 향해 손짓하며 환호를 유도했다.
김태환이 울산을 상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양 팀은 맞대결을 펼쳤고, 김태환은 1차전과 2차전이 끝난 뒤 울산 팬들 앞에서 인사를 했지만 울산 서포터즈는 야유와 환호도 아닌 무반응을 답했다. 이날 울산 팬들은 엄청난 야유를 퍼부으며 김태환에 대한 화를 풀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전주=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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