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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문동주 빼고는…윤영철 정도?”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지난달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올 시즌 좌완 손주영(26)이 5선발로 자리잡는 게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손주영이 문동주(한화 이글스)나 윤영철(KIA 타이거즈) 정도를 제외하면 맞대결서 밀리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다시 말해 염경엽 감독이 문동주와 윤영철을 올 시즌 KBO리그 최강 5선발로 바라본 것이다. 두 사람은 2023시즌에 신인상 레이스로 1라운드를 치렀다. 승자는 문동주. 올해는 최고 5선발을 놓고 다시 한번 경쟁한다.
KIA 이범호 감독도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윤영철을 “5선발 원, 투”라고 했다. 향후 3~4선발로 올라갈 정도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은 따로 문동주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생각이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확실한 5선발이 있는 팀도 많지 않다”라고 했다. 이게 KBO리그 현주소다.
두 사람이 5선발로 유니크한 건 맞다. 아울러 정반대의 투구 스타일로도 관심을 모은다. 문동주는 KBO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성장할 것이고, 윤영철은 KBO리그 최고의 피네스피처로 성장할 것이다. 5선발에 만족할 그릇이 아니라는 건 공통점이다.
사실 문동주는 류현진, 펠릭스 페냐에 이어 3선발, 혹은 리카르도 산체스에 이어 4선발을 준비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다녀오는 과정에서 투구수 빌드업이 저조해 ‘전략적’ 5선발이 됐다. 지난달 28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 5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윤영철은 30일 잠실 두산전서 확연한 업그레이드를 뽐냈다. 작년에 던지지 않던 컷패스트볼을 21구나 던졌다.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서 투구 매커닉을 조정했고, 자신에게 잘 맞는 구종이 커터라는 사실을 알았다. 스프링캠프까지 부단히 노력해 새롭게 태어났다.
패스트볼 평균구속도 130km대 후반, 140km까지 올렸다. 글러브에서 양 손이 분리되는 타이밍을 살짝 늦췄고, 거기에 맞춰 발을 내리는 타이밍도 늦추면서 구위가 좋아졌다는 평가다. 그 결과 두산 타선을 상대로 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런데 어쩌면 문동주와 윤영철이 5선발 레이스를 못 펼칠 수도 있다. 문동주가 타의에 의해 3~4선발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한화 우완 김민우 대신 임시 선발로 나선 좌완 신인 황준서가 충격적인 데뷔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황준서는 30일 대전 KT 위즈전서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사구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KBO리그 10번째 고졸 신인투수의 데뷔전 승리투수 주인공이 됐다. 패스트볼 최고 149km에 스플리터와 커브를 섞어 KT 타선을 압도했다. 당장 5선발로 로테이션을 돌아도 손색 없는 잠재력, 기량을 보여줬다.
한화 손혁 단장은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황준서가 선발투수로 대성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극찬했다. 윤영철처럼 커맨드가 좋은데 스피드와 구위는 윤영철보다 좋은 편이다. 단, 1년을 버틸 수 있는 스태미너가 검증되지 않았고, 윤영철처럼 수준급의 경기운영능력을 꾸준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데뷔전서 둘 다 확실하게 검증하긴 어려웠지만, 긍정적 가능성을 확인했다. 최원호 감독은 인위적 벌크업을 지양한다고 분명히 밝힌 상태다.
어쩌면 올 시즌 KBO리그 최강 5선발 경쟁은 문동주와 윤영철이 아닌, 황준서와 윤영철이 펼칠 수도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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