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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불법 도박 질문? 심기 불편한 로버츠 감독 "이미 끝난 일, 뭘 듣고 싶은 거야!?"…금지어 된 '미즈하라'

시간2024-05-01 05:23:00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네이버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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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무슨 말을 듣고 싶은 거야?"

일본 '풀카운트'는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경기에서 앞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인터뷰 분위기를 전했다. 'MLB.com'의 배리 블룸 기자의 미즈하라 잇페이에 대한 질문에 순간 분위기가 싸늘하게 굳었다고.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전. 분명 축제의 분위기가 됐어야 할 서울시리즈의 분위기는 다소 침체돼 있었다. 이유는 지난달 20일 서울시리즈 개막전이 끝난 뒤 큰 사건이 터졌던 까닭이다. 바로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때부터 '입과 귀'가 되어주던 분신과도 같았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됐기 때문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캘리포니아주 수사 당국이 매튜 보이어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이름을 발견했다. 보이어의 계좌에 오타니의 이름이 찍힌 송금 내역이 발견됐던 것. 이 과정에서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 정보를 미국 'ESPN'이 입수하게 됐고, 미즈하라와 약 90분 가량의 인터뷰를 진행, 기사화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미즈하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미즈하라는 20일 경기가 종료된 후 모든 선수들이 모여 있는 클럽하우스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을 털어놨다. 그리고 이튿날 미즈하라는 즉각 다저스 구단에서 해고됐다. 그런데 문제는 미즈하라가 'ESPN'과 인터뷰는 물론 다저스 선수단에게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오타니가 450만 달러(약 62억원)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줬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발언의 파장은 꽤나 컸다.

LA 에인절스 시절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시절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가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라면 불법 도박 방조, 대신 갚아준 것이 아니라면 오타니의 돈을 빼돌린 것으로 모두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오타니는 대변인을 통해 미즈하라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사실 오타니가 불법 스포츠 도박의 몸통이 아니냐는 시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 아니라면 450만 달러가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타니의 계좌에서 거래가 발생하더라도 오타니에게 알림이 가지 않도록 조치했던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게다가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빼돌린 금액은 450만 달러가 아닌 무려 1600만 달러(약 221억원)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미즈하라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오타니의 계좌를 이용해 32만 5000달러(약 4억 5000만원) 상당의 야구카드까지 구매하는 등 파도파도 괴담밖에 나오지 않는 일을 저질렀다.

미국 '뉴욕 타임스'에 의하면 미즈하라는 현재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형량 합의를 진행 중. 지난 13일 족쇄를 차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미즈하라는 현재 2만 5000달러(약 35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가석방됐다. 미국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5월 10일 다시 한번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두 번째 출석에서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형량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30일 'MLB.com'의 배리 블룸 기자가 애리조나와 경기에 앞서 로버츠 감독을 향해 미즈하라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이에 로버츠 감독의 표정, 당시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로버츠 감독은 미즈하라의 질문에 "배리, 무슨 말을 듣고 싶은 거야? 그건 이미 끝난 일이야"라며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에 관한 질문에 '풀카운트'는 "지휘관도 기분 좋게 대답했다"고 언급했으나, 미즈하라에 대한 질문이 나온 후에는 "로버츠 감독이 다소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지금까지 아주 잘 대처해 왔다. 그것(미즈하라 사건)이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로버츠 감독의 반으에서 알 수 있듯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다저스에서 '미즈하라'라는 인물의 이름은 '금지어'가 됐다는 점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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