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도슨이 다친 게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도 좀 들어서…”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29)이 쓰러졌다. 지난달 31일 고척 NC전서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7회초 선두타자 권희동의 좌중간 타구를 쫓다 중견수 이용규와 부딪혔다. 두 외야수는 같은 타구를 쫓다 자연스럽게 서로를 향하며 몸을 날렸다.
이때 도슨의 오른 무릎이 이용규의 가슴을 강하게 찧었다. 이용규는 한동안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으나 단순 타박상이었다. 1일 고척 NC전서도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반면 도슨은 당시에는 스스로 덕아웃으로 걸어 나왔으나 1일 정밀검진 결과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다음주에 다시 한번 검진을 받지만, 현 시점에선 가벼운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무릎 십자인대 부상은 아무리 가벼워도 통상적으로 수 개월의 치료를 필요로 한다. 8월 초라서, 최악의 경우 도슨이 올 시즌을 이대로 접을 가능성도 있다. 야구란, 가끔 이렇게 잔인하다.
야구를 하다 보면 뜬공 타구를 쫓던 수비수들의 충돌은 언제든 일어난다. 최선을 다하다 나온 부상이라서, 홍원기 감독과 키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리고 부상 당시 연관됐던 이용규의 마음은 더 좋지 않아 보였다.
이용규는 1일 경기를 마치고 “나는 괜찮은데 도슨이 많이 안 좋다고 한다. 너무 미안해서 죄책감도 좀 들어서 모자에 도슨 번호도 새기고 그랬다. 외국인선수인데 굉장히 팀 분위기도 밝게 해줬고, 성적도 좋았고 굉장히 팀에 필요한 선수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큰 부상을 당했으니까 같은 팀원으로서 굉장히 좀 아쉬운 마음이 크죠. 마지막까지 시즌을 같이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했다.
이용규는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답게 전날 경기의 악몽을 털어내고 1일 경기서 좋은 활약을 했다.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했다. 5회 추격의 서막을 알리는 2타점 우전적시타에 이어 8회초 2사 1루서 김휘집의 우중간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냈다.
이용규는 “항상 내 위치에서 잡을 수 있는 타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쫓아다니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도슨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시즌 시작하고 지금까지 잘해주고 잘 달려왔는데 나랑 부딪히는 바람에, 또 부상을 당해서 마음 한켠에서 굉장히 좀 미안한 마음이 좀 크죠”라고 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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