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한상의 "정치권 갈등·금융리스크 겹치면 복합위기"
성장률 1.3% 추락…"실물·금융 정책패키지 필요"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2월 이후 140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하는 가운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실물·금융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1.3%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환율 급등 시나리오별 경제적 임팩트 및 대응' 보고서를 통해 "환율 급등이 그간 잠재돼 있던 금융리스크와 결합하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정치적 갈등 지속에 따라 환율 불안정성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실물경제 충격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 약화와 한미 금리역전 등 구조적 요인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상승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 탄핵 사례의 경우 국내 경제 여건이 양호해 환율이 안정적이었으나, 최근 국내 경제는 내수부진에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와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보고서는 향후 정치·경제 상황에 따른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정치와 경제가 분리돼 정책 대응이 원활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봤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기 수습 된다고 하더라도 한미 금리역전 지속과 트럼프의 관세 인상 예고로 연중 달러화 강세는 어느정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자국 물가를 자극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 경우 한미 금리 역전 폭이 더욱 확대돼 원/달러 환율은 4% 이상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는 "현재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연중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약 5.7% 상승 압력을 받게 되며, 이러한 시나리오 하에서 환율은 1500원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SGI는 이 경우 투자·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재정 공백 발생, 통화·통상 정책의 효과적 대응 지연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주요 전망기관 예측치(한은 1.6∼1.7%, KDI 2%)보다 낮은 1.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자영업 대출·가계부채, 주력산업 부진 등 잠재된 리스크가 환율 급등과 맞물리면 실물·금융리스크와 결합한 복합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며 "특히 석유화학·철강 등의 신용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외화차입 기업의 상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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