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한국, 홈 2연전 연속 무승부
월드컵 본선 직행 확정 실패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공백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대체 불가'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실제로 빠지니 여러 가지 면에서 구멍은 더 크게 드러났다. 홍명보호가 김민재 공백으로 찾아온 나비효과를 실감했다.
현재 홍명보호 중심은 손흥민, 황인범, 김민재가 잡는다. 공격, 중원, 수비에서 세 선수가 핵심적인 구실을 한다. 세 선수 모두 개인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동료와 연계 플레이도 좋다. 특히, 김민재의 존재감이 가장 크다고 봐도 무방하다. 홍명보호가 20일과 25일 치른 홈 2연전에서 그런 부분이 확실히 나타났다.
한국은 오만과 요르단을 상대로 선제골을 낚았다. 홈에서 기분 좋게 먼저 득점했다. 하지만 승세를 굳히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 공격에 수비가 무너지면서 동점골을 내줬다. 다시 분위기를 살리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공수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고전했고, 결국 연속 무승부를 떠안았다.
김민재의 공백은 비단 수비력 하락으로만 나타나지 않았다. 중원과 공격의 약화로도 이어졌다.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를 펼친다. 엄청난 스피드로 빈 공간을 커버하면서 상대 공격수들을 제압한다. 또한, 빠르고 날카로운 전진 패스로 중원과 공격에도 힘을 보탠다. 철옹성을 쌓고 수비를 하면서, 앞쪽으로 치고 나가거나 빠른 타이밍의 패스를 건네 팀 전체 에너지를 끓어 올린다.
오만전과 요르단전을 복기해 보면, 한국은 선제골을 넣고도 경기 주도권을 더 확실히 쥐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역습 패턴을 준비하는 중동 팀들을 더 효과적으로 요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대의 빠른 역습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중원과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치명적인 위기를 자초했다. 공수 간격이 점점 더 벌어지면서 전체적인 팀 밸런스가 깨졌다. 수비에서 더 안정적이면서도 도전적으로 중원과 공격에 힘을 더해주는 존재가 없었다.
결국 김민재의 장점을 빼고 경기를 치른 홍명보호는 확실한 전진을 할 수 없었다. 리드를 잡고도 결정타를 날릴 기회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 손흥민과 황인범이 키를 쥐는 공격과 중원의 연결선이 수비까지 연장되지 않았다. 후방이 흔들리고, 중원과 전방으로 원활하게 패스가 돌지 않으면서 무기력증을 겪었다.
물론, 이번 홈 2연전 무승부 원인을 김민재의 공백으로만 볼 수는 없다. 오만과 요르단이 한국의 빈 틈을 잘 파고든 것도 어느 정도는 맞다. 하지만 김민재가 빠진 상황에서 두 경기 연속 비슷한 패턴으로 무승부를 기록한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라인을 내려놓고 역습을 기본으로 맞서는 중동 팀들의 간단한 전략에 크게 흔들리며 승리를 놓친 홍명보호다.
김민재 공백의 나비효과가 크다는 건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김민재가 빠진 상황에서 가동한 플랜B가 잘 먹히지 않았으니 큰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아직 아시아예선을 치르고 있다. 본선에서 세계적인 팀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팀을 전체적으로 더 갈고닦아야 한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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