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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제발 봐주세요"
의료계 현실과 맞물린 민감한 시기에 전공의 이야기를 담은 '언슬전'이 과연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이하 '슬전생') 제작발표회가 지난 10일 열렸다. '슬전생'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 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지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다.
이번 작품은 기존 시리즈와 달리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모든 순간을 다루는 산부인과를 주요 배경으로 한다. 양석형(김대명) 교수의 전공인 산과를 비롯해 드라마에서 상대적으로 적게 조명됐던 부인과까지 함께 다루며 보다 폭넓은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슬전생은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등 청춘 배우들이 율제병원 산부인과 1년차 레지던트로 등장해 좌충우돌 성장기를 예고한다.
특히 넷플릭스 '스위트홈,' JTBC '로스쿨', '환혼' 시리즈, 영화 '헌트', 디즈니+ '무빙' 등으로 주연급으로 도약한 고윤정이 극을 이끈다. 여기에 영화 '마녀2'에서 1400:1 경쟁률을 뚫고 주연을 꿰찬 신시아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아름다운 비주얼과 탄탄한 연기력을 겸비한 고윤정,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신시아의 평범한 청춘 연기 도전은 대중의 기대감을 자아낸다. 또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양금명(아이유)의 동생 은명 역으로 주목받은 강유석도 곧바로 차기작에 합류해 시청자와 재회한다.
'슬의생' 시리즈의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응답하라 1988',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보조 작가였던 김송희 작가가 메인 집필을 맡았다. 연출은 '얼룩', '낯선 계절에 만나' 등을 연출한 이민수 감독이 맡아 신선한 시너지를 예고한다.
이처럼 '슬전생'은 인기 시리즈의 세계관을 잇는 동시에 새로운 스타의 등용문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당초 '슬전생'은 지난해 '눈물의 여왕' 후속작으로 5월 방송 예정이었지만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의료 파업이 장기화되며 방송 일정이 연기됐다.
의료 현장에서의 긴장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공의'를 주인공으로 한 의학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점은 일부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눈물의 여왕' 이후 '졸업', '감사합니다', '엄마 친구 아들' 등 여러 작품들이 연이어 편성되며 연내 방송이 무산됐고, 결국 1년 가까이 표류한 끝에 오는 12일 첫 방송이 확정됐다.
그간 tvN 주말 드라마는 '정년이'(최종 시청률 16.5%)를 마지막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이후 기대작 '별들에게 물어봐'는 500억 원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최종 시청률 2.6%에 그쳤고, '감자연구소' 역시 1.8%로 막을 내리며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슬전생'은 말 그대로 tvN 주말극의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논란 속에서 신원호 크리에이터는 드라마 제작과 편성 과정에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촬영 중반 이후 의료계 사태가 벌어졌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젊은이들의 예쁜 이야기가 자칫 비뚤어지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돼 편성을 미뤘다"며 신중했던 제작 배경을 밝혔다.
이어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것까지는 우리의 몫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시청자들의 몫이다.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신 크리에이터는 "연출자였다면 여기까지만 말했겠지만, 이 친구들의 '아빠' 같은 마음으로 말씀드리자면, 제발 봐주세요"라며 "이제 막 시작하는 배우들이 정말 예쁘게 연기했다. 이 드라마가 다른 이유로 외면받는다면 너무 가슴 아플 것 같다"고 진심을 전했다.
비판과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슬전생'이 콘텐츠 자체의 힘으로 시청자들에게 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디즈니+ '하이퍼나이프' 등 의학 드라마들이 정치·사회적 이슈와는 무관하게 콘텐츠로만 평가받고 있는 흐름도 긍정적인 변수다.
'슬의생' 시리즈가 쌓아온 신뢰와 신예 배우들의 신선함이 '슬전생'의 무기가 될 수 있을까. tvN 주말 드라마의 부진을 끊을 회복의 신호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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