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상무 갔으면 큰일 날 뻔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 이호성이 성공적인 연착륙을 보인다. 박진만 감독은 과감하게 이호성을 마무리로 돌릴 수 있던 이유를 밝혔다.
2004년생 우완 이호성은 도원초(부천소사리틀)-동인천중-인천고를 졸업하고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그해 1군에 데뷔해 5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65로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시즌은 16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7.40을 기록했다.
상무 입대를 취소했다. 지난 4월 8일 삼성은 "이호성 선수와 구단이 잘 협의해서 상무 입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당초 이호성은 상무 1차 합격자 명단에 포함된 상태였다. 체력 측정 및 면접은 이호성 정도의 경력이면 얼마든지 통과할 수 있는 수준. 선수로서 큰 기회지만, 올 시즌 팀을 위해 헌신하기로 했다.
다만 입대 취소 후 컨디션 난조에 빠졌다. 4월 13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8.25에 그쳤다. 12이닝 동안 10개의 볼넷을 내준 것이 컸다.
흔들리던 도중 마무리로 낙점됐다. 5월 7일 박진만 감독은 기존 마무리 김재윤 대신 이호성을 9회에 등판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이호성의 평균자책점은 8.15였다. 17⅔이닝 동안 25개의 탈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구위는 확실했다. 그렇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현재 성적도 좋지 않아 쉽지 않은 결정이란 평이 다수였다.
실력으로 여론을 되돌렸다. 마무리 투수로 보직이 바뀐 뒤 7경기에서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35로 호투했다. 20일 키움전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안정감을 보인다. 7⅔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 냈다. 볼넷은 단 2개다.
박진만 감독은 "구위는 좋았는데 볼과 스트라이크 차이가 컸다. 부담이 컸는지 그런 면이 좀 보였는데, 가면 갈수록 안정감이 생긴다. 마운드에서 압박감을 잘 이겨내면서 자신의 공을 던진다. 지금보다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평균자책점 8점대 투수를 마무리로 승격시킨 이유도 들어볼 수 있었다. 박진만 감독은 "승계 주자 피안타율이나 득점권에서 막아주는 힘이 제일 컸다. 그런 것도 염두에 두면서 마무리 쪽에 기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이호성은 14명의 주자를 물려받았고, 이들에게 한 번도 홈을 허락하지 않았다. 득점권 피안타율도 0.143으로 철벽이다. 마무리 전환 이후는 '0'이다. 삼성은 단순 구위를 넘어 위기 상황에서 대처 능력을 파악하고 있던 것.
박진만 감독은 "(이)호성이가 상무 갔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배)찬승이도 좋아지면서 젊은 투수들이 불펜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웃었다.
이유 있는 선택이 새로운 철벽 마무리를 만들었다. 2004년생 클로저의 호투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대구=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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