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허구연 총재가 지켜보는 앞에서 또다시 오심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체크스윙 오심이었다.
두산 베어스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2-1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4연패를 탈출함과 동시에 조성환 감독 대행 체제에서의 첫 승리였던 만큼 많은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그런데 이날 심판으로 인해 경기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뻔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두산이 1-0으로 앞선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재환과 김민석이 연속 안타, KIA 중견수 김호령의 포구 실책이 겹치면서 두산에 1사 2, 3루의 득점권 찬스가 마련됐다. 여기서 두산은 김민혁을 빼고, 김인태를 대타로 내세우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김인태는 2B-2S에서 KIA 선발 김도현의 5구째 134km 체인지업에 내밀었던 방망이를 멈춰세웠다. 여기서 최근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체크스윙 오심'이 발생했다. 김인태의 배트 헤드가 홈 플레이트를 넘어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구명환 3루심이 '스윙'을 선언한 것. 이로 인해 김인태는 삼진으로 물러나게 됐다. 이에 조성환 감독 대행이 김익수 주심에게 항의를 했지만, 판정을 바꿀 순 없었다.
이 스노우볼은 꽤 크게 굴러갔다. 두산은 허무하게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날리게 됐고, 이어지는 2사 2, 3루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내지 못하면서 무득점에 그쳤다. 그리고 5회초 수비에서 곧바로 KIA에게 동점을 허용하게 됐다. 오심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두산이 점수를 낼 수 있었다는 보장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잘못된 판정이 경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만큼은 분명했다.
최근 체크스윙 오심은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다. 지난주에도 체크스윙의 오심이 쏟아졌던 까닭. 잠실 한화 이글스-LG 트윈스와 맞대결은 물론 고척 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잇따라 체크스윙 오심이 발생했다. 누가 보더라도 배트 헤드가 홈 플레이트를 넘어서거나, 넘지 않았는데, 반대되는 판정을 내린 것이다. 공교롭게 당시 심판들은 최수원 심판이 속해 있는 같은 조였다.
경기의 흐름에 너무나도 큰 영향을 미쳤던 만큼 사령탑들은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심판이 미스 할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한다. 하지만 어제는 충분히 많이 돌아 나왔다. 첫 번째로 주심이 잡았어야 한다. 그 정도 커리어가 있는 심판이라면 먼저 잡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득을 봤던 염경엽 감독 또한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을) 2군에서 지금 하고 있는데, (1군에서도) 빨리해야 한다.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크고, 심판들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도입하면 심판들도 오해받을 일이 없어진다"고 동조했다.
이어 홍원기 감독도 "체크스윙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수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 범위가 누가 보더라도 명백했다. 그런 것들이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가 조금 깊게 생각해 봐야 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판정 하나 때문에 승패가 좌우되는 것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이다. 번복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냥 묻고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런 이슈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또다시 잠실 두산-KIA전에서 체크스윙과 관련된 오심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이날 잠실 경기를 맡았던 것은 최수원 심판조는 아니었지만, 조를 불문하고 계속되는 논란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이날은 허구연 총재가 잠실구장을 찾았는데, 총재가 지켜보는 앞에서 논란이 일어났다.
두산이 김민석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하게 되면서,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어가게 됐지만, 만약 두산이 패했다면 체크스윙 오심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오심이 조성환 감독 대행의 첫 승리를 더 늦출 수도 있었던 셈이다.
현재 KBO는 2군에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1군은 2026년부터 시행 예정. 하지만 현장에서는 계속되는 오심으로 인해 후반기부터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일단 사령탑들은 올스타전에서 이와 관련된 의견을 모아 KBO에 전달할 예정. 카메라 설치와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KBO는 후반기 도입이 섣부르다는 입장이지만, 계속되는 오심 논란을 지켜보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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