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무조건 던지고 싶다고 했어요"
삼성 라이온즈 이호성이 무려 12년 만에 '삼성 선수 7아웃 세이브'를 해냈다.
이호성은 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2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으로 시즌 5호 세이브를 기록했다.
무려 1696일 만에 나온 7아웃 세이브다. 앞서 2020년 10월 13일 수원 키움전에서 유원상(당시 KT)이 2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 선수로 한정한다면 4277일 전인 2013년 9월 19일 잠실 두산전 심창민이 7아웃 무실점 세이브를 따냈다. KBO리그 역대 297번째 2⅓이닝 세이브다. 삼성 선수로는 44번째 기록.
팀이 2-1로 앞선 7회말 2사 1, 2루 이호성이 등판했다. 먼저 등판한 배찬승이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흔들리고 있었다. 정준재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제구는 불안했다. 누가 봐도 교체 타이밍. 김태훈은 이미 6회 등판했기에 백정현 등판이 예상됐다. 강수를 둔다면 김재윤 정도. 그런데 마무리 이호성이 등판했다.
구위가 살벌했다. 이호성은 4구 만에 오태곤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8회에도 등판한 이호성은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루킹 삼진, 최정을 헛스윙 삼진, 고명준을 2루수 땅볼로 정리했다. 8회 피칭을 마친 이호성은 더그아웃에서 아이싱을 받지 않고 계속 몸을 풀었다.
모두에 머릿속에 '설마'가 떠오른 그 순간, 9회에도 이호성이 등판했다. 한유섬을 중견수 뜬공으로 정리한 이호성은 이지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큰 것 한 방이면 동점이 되는 상황. 이호성은 침착하게 박성한과 김찬형을 각각 루킹 삼진으로 솎아 내며 7아웃 세이브를 완성했다.
경기 종료 후 박진만 감독은 "마무리 이호성을 빨리 올린 건 강한 타자들이 나올 차례였기 때문에 강력한 구위로 승부를 봐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구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9회까지 책임지도록 했다. 정말 좋은 피칭을 해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더그아웃에서 이호성에게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7회 등판 당시 7아웃 세이브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배찬승은 "이야기를 미리 듣지는 못했다"며 "중요한 상황에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느 상황이든 그냥 준비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8회까지 20구를 던졌다. 9회에 첫 안타를 내줬다. 박성한과 김찬형은 삼진을 당하긴 했지만 8회까지 언터쳐블이던 직구를 커트하기 시작했다. 9회 올라갔을 때 몸 상태는 어땠을까.
이호성은 "체력 문제는 아예 없었다. 로케이션이나 볼 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으로 끌려가다보니, 타자들이 직구 타이밍에 (방망이를) 맞춰서 파울이 나온 것 같다.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갖고 가면 (타자가) 직구 타이밍에 늦더라"라고 밝혔다.
8회 마운드를 내려온 뒤 코치진이 이호성의 의사를 물었다. 이호성은 "무조건 던지고 싶다고 했다"며 "경기 마무리 짓는 것만 생각했다"고 했다.
2004년생인 이호성은 올해로 3년 차 선수가 됐다. 마무리 보직도 갑작스럽게 맡게 됐다. 하지만 마음가짐은 베테랑의 그것이다. 포스트 오승환을 찾던 삼성이 더이상 마무리 고민을 하지 않는 이유다.
인천=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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