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승패를 떠나 오선우(29, KIA 타이거즈)의 타격 잠재력, 장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장면이었다.
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올 시즌 KIA 외야가 부상(나성범 박정우)과 부진(이우성 2군행, 최원준)으로 플래툰으로 운영되면서, 2군에 있던 선수가 대거 기용된다. 김호령, 오선우, 김석환이 대표적이다. 김호령이나 김석환은 최근 수년간 1~2군을 오갔지만, 오선우는 사실상 뉴 페이스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한 왼손 외야수. 펀치력이 있으나 KIA 외야진이 워낙 두꺼워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20시즌 1군에서 59경기에 나갔으나 이후 4년간 1군에서 단 45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8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까지 무려 44경기에 나갔다. 나성범과 박정우가 돌아와도 1군에서 밀려날 이유가 없다. 이날까지 타율 0.310 6홈런 21타점 OPS 0.840이다. 본래 1루수이고, 작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외야수로 뛰었다. 아직까지 외야 수비는 약간 미숙한 모습이 보인다.
그렇지만, 타격 재능은 찐이다. 왜 오선우가 이 팀에 필요한지 이 경기서 여실히 드러났다. 0-1로 뒤진 1회말 1사 1루였다. 마운드는 올해 KBO리그 최고투수 코디 폰세(31). 오선우는 볼카운트 2B1S서 4구 154km 포심을 잡아당겨 비거리 150m까지 우월 역전 투런포를 터트렸다.
몸쪽이었으나 높이가 적당했다. 치기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도 오선우는 놀라운 타구를 만들었다. KIA에 트레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호크아이에 따르면, 오선우의 이 홈런의 스피드는 무려 176.13km였다. 수준급 타구속도다.
KIA는 오선우의 투런포에 이어 황대인도 4회에 솔로포 한 방을 가동했다. 폰세에게 시즌 5~6호 피홈런을 안겼다. 그러나 폰세의 빠른 공을 안타로 연결하는 게 절대 쉽지 않다. 이날 전까지 좌타자 피안타율 0.192, 우타자 피안타율 0.161이었다.
양현종이 뜻밖에 일찍 무너지면서, KIA가 폰세에게 4회까지 3득점한 결과물이 인정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도 KIA가 이날로 다시 한번 오선우의 괴력, 실링을 확인한 건 수확이다. 누군가의 부진과 부상은 누군가에겐 기회다. 오선우가 나이 서른을 앞두고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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