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퀴즈+더블스틸' 승리를 부르는 롯데의 작전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롯데가 세밀한 작전야구를 통해 공격력의 극대화를 이뤄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5일과 26일 이틀 간 홈에서 한화를 제압하며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선발투수 송승준, 박진형의 호투와 타선의 고른 활약이 2연승의 원동력이었지만, 이와 더불어 승부처에서 쐐기를 박은 작전야구도 빛났다.

이대호가 합류한 롯데의 올 시즌 공격력은 리그 정상급이다. 현재 팀 타율 2위(0.284), 홈런 2위(23개), 볼넷 2위(82개), OPS 1위(0.799) 등 각종 타격 지표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중이다. 이대호, 강민호, 손아섭, 최준석 등 이미 중심타자들의 이름만으로도 상대 마운드에 위협이 된다.

문제는 장타력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기동력이다. 최준석-이대호-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득점권에서 득점 확률이 떨어지고, 타격 페이스가 떨어질 경우 별다른 작전을 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조원우 롯데 감독은 “손아섭, 김문호, 앤디 번즈, 나경민 등 기동력이 출중한 선수들도 많다. 중심타선 앞뒤에 이들을 배치하면 된다”라고 기동력과 장타력의 조화를 언급했다.

25일 한화전은 조 감독의 이러한 구상이 딱 맞아 떨어진 경기였다. 하이라이트는 3-2로 근소하게 앞선 8회였다. 선두타자 손아섭과 최준석의 연속 안타에 이어 이대호가 볼넷을 얻어냈다. 그러나 무사 만루 찬스서 믿었던 강민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상대 투수는 정상급 마무리 정우람. 자칫 병살타로 흐름이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조 감독은 번트 능력이 뛰어난 김문호에게 스퀴즈 번트를 지시하며 쐐기 득점을 만들어냈다.

조 감독은 “작전이었다. 김문호가 원체 번트를 잘 대는 선수고, 9회 손승락의 부담을 덜어주려 했다”라며 “정우람을 상대로 외야 뜬공도 힘들 것 같다고 판단, 점수를 짜내려고 스퀴즈를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2점의 여유를 얻은 손승락은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26일 경기서도 조 감독의 작전야구는 빛났다. 5-2로 앞선 6회말. 최근 체력 소모가 많았던 필승조를 감안하면 추가점이 절실했다. 다행히 선두타자 정훈의 안타에 이어 나경민이 적시타로 달아나는 타점을 올렸다.

이후 손아섭의 볼넷으로 2사 1, 2루가 됐다. 타석에는 최준석. 조 감독은 볼카운트 2S에서 과감하게 더블스틸을 지시했다. 1루가 비었지만, 다음 타자는 이대호였다. 심수창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최준석을 상대하다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사실상 승기가 롯데 쪽으로 넘어간 순간이었다.

조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작전 및 주루에 특화된 지도자였다. 롯데 감독 부임 당시에도 "기본기와 조직력을 가다듬겠다"라며 세밀한 야구를 표방하기도 했다. 리그 정상급의 공격력과 세밀한 작전야구가 결합된 롯데 야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 선수단(첫 번째), 롯데 조원우 감독(두 번째).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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