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의 순수한 반항정신 담고 싶어” 다잉브리드 한승재 디자이너[MD인터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다잉 브리드(Dying Breed)’의 한승재 디자이너는, ‘멸종 위기종’이라는 브랜드명에서 알 수 있듯, 사라져가고 잊혀져가는 아웃사이더와 소수자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

“젊은이가 윗 세대에 반대하는게 쉽지 않죠. 저는 살면서 기존의 틀에 계속 반항했어요. 제가 너바나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들의 순수한 반항정신에 매료됐기 때문이죠.”

지코, 박재범, 빈지노, 식케이, 바비 등 아티스트도 ‘다잉 브리드’를 즐겨 입는다. ‘음악과 패션의 결합’을 꿈꾸는 그는 록에서 시작해 힙합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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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밴드 기타리스트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변신

그의 인생은 중학교 1학년 시절, 격변을 맞았다. 대전에 살다가 초등학교 6학년에 안양으로 이사왔다. 낯선 환경 속에서 중학생이 됐는데, 당시 밴드부에 들어가 기타를 배웠다. 그는 현재까지도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패션에도 눈을 떴다. 용돈을 모아 14만원짜리 청바지를 입었다. 스키니진을 입던 시절이 아니었다. 친구들이 비싼 돈 주고 이상한 옷 입는다고 놀렸다.

“그때 경험이 짜릿했어요. 좋아하는 것을 탐닉하는 계기가 됐죠. 내가 남들과 다르니까 나만이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유명 디자이너의 옷을 보고 눈으로 패션을 배웠다. 돈을 모으면 패션 잡지를 사다 읽으며 감각을 익혔다. 22살 때는 모델로 데뷔했다. 밴드 공연을 위해 홍대에 자주 갔다가 타투도 배웠다. 디자이너, 기타리스트, 모델, 타투이스트가 그의 직업이다.

2019년 ‘다잉 브리드’ 론칭, 소비자 의견 적극 반영

그는 그동안 독학으로 배운 패션을 바탕으로 2019년 ‘다잉 브리드’를 론칭했다. 록 문화를 베이스로 반항적인 메시지를 시즌별로 선보인다. 첫 시즌에는 ‘무례한, 저속한’이라는 뜻을 가진 ‘루드(Rude)’를 테마로 삼았다.

“그동안 롤링 스톤즈, 레드 제플린,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을 주제로 컬렉션을 선보였어요. 가장 좋아하는 너바나는 아끼고 있죠(웃음).”

수트와 청바지가 잘 나간다. 특히 청바지는 협찬이 많이 들어온다. 코팅진이 인기 상품이다. 그는 좋은 원단을 쓴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최고의 품질을 추구한다.

“고객 의견도 적극 반영해요. 첫 시즌에 청바지가 신축성이 없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옷은 예뻐야한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거든요. 고객 의견을 곧바로 반영해 신축성을 늘렸더니, 입소문이 나더라고요. 덕분에 재구매율이 높아졌어요. 최근 3개월 재구매율이 20%를 넘었어요.”

록을 기반으로 한 ‘토탈 패션 브랜드’

그는 록을 기본으로 한 ‘토탈 패션 브랜드’를 추구한다. 조만간 신발도 선보일 예정이다.

“‘다잉 브리드’를 통해 록을 좋아해주길 바라고 있어요. 록과 힙합을 접목시키고 싶은 계획도 있어요. 음악과 패션의 행복한 만남을 꿈꾸며 살고 있습니다.”

[사진 = 다잉 브리드]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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