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 꼬리는 보이는데…’ 한화, 잡힐 듯 안 잡히는 SK [MD프리뷰]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눈앞으로 다가온 듯했던 한화의 탈꼴찌는 또다시 한 걸음 멀어졌다. 오히려 SK의 11연패 탈출 제물이 된 이후 올 시즌 마지막 대결을 펼치게 됐다.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는 그야말로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위 NC 다이노스와 5위 KT 위즈의 승차가 5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상위권 팀들이 촘촘하게 위치해있다. 6~7위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역시 호시탐탐 5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반면, 9~10위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는 구단 역사에 있어 손꼽을만한 흑역사를 남겼다. SK는 구단 역대 최다 타이인 11연패를 경험했고, 지난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KBO리그 역대 최다인 16볼넷을 허용했다. 염경엽 감독은 다시 건강에 이상이 생겨 자리를 비웠고, SK는 박경완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최하위 한화 역시 악몽을 반복하고 있다. 한화는 시즌 초반 한용덕 감독이 사퇴했지만, KBO리그 역대 최다 타이인 18연패를 피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10홈런을 달성한 타자가 1명도 없는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당분간 콜업을 통한 전력 정비도 불가능하다.

두 팀에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은 100패와 최하위만큼은 면하는 것이다. 지난 10일 맞대결 전까지 9월초 흐름은 그나마 한화가 나았다. 한화가 2연승을 내달린 반면, SK는 11연패 수렁에 빠져 양 팀의 승차가 1.5경기까지 줄어든 터였다. 만약 한화가 10~11일 SK와의 홈 2연전을 모두 잡는다면, 양 팀의 순위는 뒤바뀌게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끝내 ‘천적’ 박종훈을 넘지 못했다. 7회말까지 1득점에 그치는 등 타선이 침묵, SK가 11연패 사슬을 끊는 데에 있어 제물이 됐다. 박종훈에게 15연패라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양 팀의 승차는 다시 2.5경기로 벌어졌다. 한화로선 비룡의 꼬리가 눈앞에 보이지만, 끝내 따라잡지 못하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한화와 SK는 11일에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갖는다. 한화로선 탈꼴찌 희망을 되살릴 수 있는 일전이지만, 2연패를 당한다면 탈꼴찌는 또 한 걸음 멀어지게 된다. 한화의 전력을 감안하면, 40경기서 3.5경기차를 뒤집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미션이다. 뿐만 아니라 상대전적 역시 SK가 10승 4패 1무 우위에 있다.

한화는 장시환을 선발투수로 내세워 설욕을 노린다. SK의 선발투수는 문승원. 지난 7월 13일 이후 정확히 60일 만에 성사된 재대결이다. 당시에는 한화가 장시환의 6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 호투를 앞세워 4-2로 이겼다. 문승원 역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자책)를 작성했지만, 타선이 침묵해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최근 기세는 문승원이 우위다. 문승원이 2연승을 기록 중인 반면, 장시환은 4연패에 빠졌다. 문승원과의 첫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따냈지만, 7월 24일 SK전에서는 4⅔이닝 6실점 난조를 보여 패전투수가 되기도 했다. 한화로선 SK와의 승차를 단숨에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장시환은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거운 상황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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