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유격수→공수주겸장 2루수→4번타자로 펄펄→만능 트랜스포머 '이정후가 인정한 천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만능 트랜스포머다.

올 시즌 키움 야수진을 이끄는 실질적 '투 펀치'는 김혜성이다. 알고 보면 만능 트랜스포머다. 우선 2021시즌 유격수 골든글러브에서 공수겸장 2루수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21일 고척 한화전까지 43경기서 171타수 51안타 타율 0.298 2홈런 21타점 27득점 17도루 OPS 0.762. 도루성공률은 무려 94.4%. 단 한 차례만 실패했다.

5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확연하게 올라왔다. 4월 타율 0.280 10타점 13득점 8도루였으나 5월 타율 0.328 2홈런 11타점 14득점 9도루다. 최근 10경기서는 타율 0.353 1홈런 7타점 9득점으로 펄펄 난다.

3할 돌파를 눈 앞에 뒀다. 급기야 20~21일 고척 한화전서는 4번 타자로 나섰다. 4번 타자로 나선 두 경기서 7타수 5안타 3타점 4득점 2도루로 펄펄 날았다. 21일 경기서는 빠른 발을 앞세워 3루타만 두 방을 생산했다. 사실 10~11일 고척 두산전서도 4번 타자로 나섰으나 7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타격감이 워낙 뜨겁다.

결과적으로 홍원기 감독의 김혜성 4번 배치는 대성공했다. 시즌에 들어가기에 앞서 5번 타자로 낙점했다.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자 익숙한 2번 타자로 나섰고, 시즌 내내 2번과 5번을 번갈아 치다 4번까지 맡았다. 2번으로 0.274, 4번으로 0.429, 5번으로 0.344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이 중심타자로서도 제 몫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어차피 현대야구서 타순의 전통적 의미는 많이 희석됐다. 극단적으로 볼 때 1번 타자는 1회에만 1번이고, 4번 타자도 이닝 선두타자로 나서면 출루를 잘 해야 한다. 페이스가 올라온 김혜성은 타순을 가리지 않는다. 홍 감독 구상이 현실화됐다.

사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옮긴 것도 엄청난 변화라고 봐야 한다. 유격수에 대한 애착이 강했지만, 결과적으로 2루로 옮겨 약점이던 송구의 정확성을 봉인했고, 타구 커버 범위가 넓은 강점은 극대화했다. 올 시즌 374⅔이닝 동안 실책은 단 2개.

그 결과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대체선수대비 수비승리기여도) 0.881로 리그 전체 1위다. 스탯티즈 기준 리그 전체 WAR 2위(2.71)다. 현 시점에서 공수주를 겸장하는 KBO리그 최고 2루수다.

여기에 김주형, 김휘집 등 수비력이 좋은 유격수들이 김혜성과 절묘하게 호흡을 맞춘다. 그 결과 키움은 지난 2~3년과 달리 디펜스의 팀으로 거듭났다. 실책 30개로 최소 2위다. 수비코치를 오래 역임한 홍원기 감독의 디시전이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김혜성의 포지션 변화 및 중심타선 배치를 두고 "해낼 것이라고 본다"라는 홍 감독의 말은 개막 2개월만에 맞아떨어졌다.

좋은 감각은 떨어질 수 있고, 수비도 흔들리는 구간이 나올 수 있다. 야구란 좋은 일관성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그러나 김혜성도 이미 1군 통산 603경기에 출전했다. 23세의 나이와 연차(6년차) 대비 상당힌 실적이다. 홍 감독은 김혜성이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알고 보면 '절친' 이정후가 인정한 야구천재이기도 하다. 이정후는 몇 년전 김혜성의 고교(동산고) 시절 모습을 회상하며 "혜성이는 고등학교 때 진짜 천재였다, 나보다 훨씬 잘 했다"라고 한 적이 있었다. 김혜성은 2016년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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