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게 꾸짖은 적도…" 수베로 고백, 한화 28세 주장의 드라마 결말 보인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캡틴이 열심히 잘 하니까 팀도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

리빌딩이 아직 끝나지 않은 한화는 지금 어린 선수들만 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팀의 주장인 하주석(28)도 '성장 드라마'를 찍고 있다.

하주석의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던 것은 지난 6월 16일 대전 롯데전에서였다. 하주석은 8회말 1사 1루에서 헛스윙 삼진에 그쳤고 그러자 바닥에 방망이를 내리치는 과격한 행동을 했고 결국 송수근 구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잔뜩 화가 난 하주석은 덕아웃에 들어가서도 헬멧을 집어 던지며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헬멧이 튀어 웨스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뒤통수를 맞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결국 KBO는 하주석에게 1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300만원이라는 징계를 내렸고 하주석은 서산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고 18일이 지난 뒤인 7월 5일 대전 NC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를 수 있었다.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한층 성숙해진 하주석은 복귀 후 25경기에서 타율 .369, 출루율 .389, 장타율 .515, OPS .904에 2홈런 17타점 3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다. 오히려 그때 그 사건(?)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하주석은 본인의 실수를 통해 배움을 얻은 유형이다"라면서 "하주석이 서산에 내려갔을 때 첫 날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 보고를 받았다. 지금 1군에서 수치 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무엇보다 야구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공수주 모두 높은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의 캡틴이 열심히 잘 하니까 팀도 시너지 효과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꺼냈다. "덕아웃에서의 모습은 잘 비쳐지지 않기 마련"이라는 수베로 감독은 "하주석이 이제는 다른 사람을 챙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실점을 많이 한 투수에게 다가가서 격려해주고 조언도 해주더라. 이젠 전화위복이 됐다"라고 밝혔다.

올해 초 공개된 한화의 다큐멘터리에서는 지난 해 하주석이 방망이를 부러뜨리면서 분풀이를 하자 수베로 감독이 강하게 질책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수베로 감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그때 더 세게 꾸짖었다. 하지만 이제 하주석은 많이 달라졌고 지금은 그 다음 단계로 넘어왔다고 생각한다. 뒤에서 바라볼 때 본인이 성장하고 배우려는 모습이 보인다. 지금 하주석의 마음가짐이라면 계속 발전하는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 장담한다"고 말했다.

지금 한화는 베테랑보다 젊고 어린 선수들 위주로 개편되고 있다. 하주석도 아직 20대의 선수인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배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홀로 감내해야 하는 시간도 많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파문을 일으켰던 장면이 하주석의 야구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주석의 '성장 드라마'도 머지 않아 결말을 드러낼 것 같다.

[한화 하주석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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