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18일 만에 모습 드러내…尹과 나란히 `태극문양 행거치프` 달고 만세 삼창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 맞는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자유'였다. 윤 대통령은 경축식의 타이틀도 '위대한 국민, 되찾은 자유, 새로운 도약'으로 잡았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옅은 하늘색 넥타이에 태극 문양 행커치프를 단 윤 대통령은 13분간 읽어내려간 경축사에서 '자유'를 33회 언급했으며 독립(18회), 국민(15회), 세계(12회), 평화(9회), 경제(9회), 민주주의(6회), 미래(6회), 혁신(6회), 세계시민(5회) 등의 표현도 썼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돌파할 '반전 카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수 진영이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자유'를 집중 부각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 당시에는 '평화'가 20회로 가장 많았고 국민(17회), 역사(14회) 등이었다. 당시 자유는 1번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독립 운동을 "끊임없는 자유 추구의 과정"으로 정의하며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미를 다시 새겨야 한다며 "자유를 찾고 자유를 지키고 자유를 확대하고 또 세계시민과 연대해 자유에 대한 새로운 위협과 싸우며 세계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가치외교' 노선을 내세우며 서방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현 정부의 기조와도 맥이 닿는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 정신인 자유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며 자유와 평화가 일맥상통하는 가치임을 부각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를 거론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하면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주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3·1 독립선언과 상해 임시정부 헌장, 그리고 매헌 윤봉길 선생의 독립 정신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이 주인인 민주 공화국, 자유와 인권·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이목이 쏠렸다.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사실상 '자유민주주의 추구'로 규정한 것인데,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을 독립운동의 연장선으로 평가하고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신 분들'을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독립운동가'로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특히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지,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다"고 언급해 당시 좌익계열 독립운동과는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1948년 건국절 지정을 추진했던 과거 우파 진영 일각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1919년 수립된 임시정부의 '적통'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산업화와 경제성장이 독립운동의 연장선이라는 인식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통해 (독립운동은) 계속돼왔고 현재도 진행 중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합'과 '협치'라는 단어는 경축사에 직접 등장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흰색 투피스 정장 차림에 태극 문양 행커치프를 가슴에 달고 윤 대통령과 함께 경축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참석자들과 애국가를 4절까지 합창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해외거주 및 국내 독립 유공자 후손과 미래세대 대표와 함께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 삼창'을 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달 28일 울산에서 열린 해군의 첫 8200t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 진수식과 한·인도네시아 정상만찬에 참석한 뒤 18일만이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