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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레슬링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무한도전-레슬링'은 세대별로 다른 의미와 코드로 해독되고 있다!
요즘 MBC ‘무한도전’은 ‘레슬링’특집을 내보내고 있다. ‘무한도전’7인 멤버들의 레슬링 경기 참가를 목표로 훈련을 쌓는 과정과 모습이 계속 방송되고 있는 것이다.
‘레슬링특집’은‘무한도전’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10주간의 대형 아이템이다. 물론 한회 방송에서 다른 아이템과 레슬링 아이템을 병행해서 방송하고 있지만 한 아이템을 10주간 방송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7월 3일 첫 방송 이후 7인 멤버들이 체리필터의 멤버 손스타에게 레슬링을 지도받고 훈련하며 레슬링 기술을 배우는 과정이 TV화면 너머의 시청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10주간 진행되는 레슬링에 대한 시청자나 전문가 그리고 대중매체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상당수가 긴장성이나 흥미성의 추락을 이유로 장기 아이템 레슬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1년여의 과정을 거쳐 선보인 10주간의 대형 아이템‘무한도전’레슬링은 많은 의미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레슬링을 대형 아이템으로 정해 방송을 내보낸 것은 세대별로 다양한 의미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레슬링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1960~1970년대에서 레슬링을 본적이 있는 세대와 이후 인기 추락의 시기에 접했던 사람, 그리고 한국 레슬링이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지고 선수들에 의해 명맥만 이어지고 대신 이종격투기와 미국 프로레슬링이 케이블TV를 통해 시청한 젊은 시청자에게 레슬링의 의미는 크게 다르다.
생활이 곤궁하고 경제개발이 제일목표였던 1960~1970년대 레슬링은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몇 안되는 오락거리였고 생활의 어려움과 시름을 잠시 잊게 하는 스포츠였다. 여기에 늘 반칙하는 사람이 나중에 패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사람이 승리를 거두는 경기의 내용은 많은 이에게 희망과 정의의 힘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김일 같은 레슬링 선수는 많은 이에게 즐거움뿐만 아니라 용기와 위로를 주는 영웅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레슬링이 “짜고 하는 쇼”라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레슬링의 인기는 퇴락했다. 링안에서 펼쳐지는 것이 모두 실제로 펼쳐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짜고 한다는 레슬링 선수들의 폭로는 큰 충격이며 배신이었다. 이로 인해 레슬링의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사기의 게임으로 인식됐고 더 이상 레슬링선수는 환호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리고 레슬링에 몰렸던 환호는 프로야구 등 이 시기에 등장한 프로 스포츠 경기나 씨름에 쏠리게 됐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미국 레슬링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이종격투기가 케이블 TV를 통해 소개되면서 젊은 시청자들에게 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레슬링은 마니아들이 좋아하지만 대중의 환호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무한도전’이 펼치고 있는 레슬링은 세대별로 다른 의미로 다가갈 수밖에 없고 다양하게 해독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라고 믿고 환호했던 중장년층에게는 과거의 추억뿐만 아니라 약속된 기술과 게임도 재미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보여준다. 또한 신세대 시청자에게는 디지털시대의 고착으로 실제대신 인위와 합성, 조작이 더 난무한 상황에서 몸을 부디끼며 원초성을 드러내는 레슬링이 날것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겨 주고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무한도전’ 멤버들 역시 이 상황을 인식 한 듯“70~80년대 최고의 오락거리였던 프로레슬링을 보여줌으로써 어르신들에게는 젊은 시절 열광했던 스포츠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고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오락거리를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무한도전’레슬링 특집은 이처럼 세대별로 다른 의미로 해독함과 동시에 한국 레슬링에 대한 관심 촉발과 일반인도 접근 가능한 스포츠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
‘무한도전’레슬링은 이러한 다양한 의미의 해독을 할 수 있는 계기와 인식의 전환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아이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무한도전' 레슬링 특집이 지난 7월3일부터 10주간 진행된다. 사진=MB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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