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의 새로운 1번타자로 자리매김한 장기영은 지금까지 홈런 1개가 전부지만 그렇다고 '똑딱이'로 본다면 큰 오산이다. 2루타 13개를 기록했고 특히 3루타는 9개로 리그 1위다.
물론 그의 빠른 발은 때에 따라 단타를 2루타로 만들고 2루타를 3루타로 만들 수 있지만 실제로 장기영의 타격을 보면 타구를 멀리 날리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장기영의 장타율은 6월까지 줄곧 4할대를 유지했다. 한때 팀내 중심타선에 있는 선수들보다 장타율이 높을 정도였다. 그러나 체력 저하로 7월 내내 부진을 겪으면서 장타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올 시즌 현재 장기영의 장타율은 .382.
흥미로운 사실은 장타 23개 중 13개가 득점권 상황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장기영이 주자가 있을 때일수록 중장거리포를 장전하게 된 계기는 한 인터넷 기사를 접하고 나서부터.
기사의 내용은 이랬다. 1번타자의 덕목은 출루이지만 득점권 상황에 있어서는 중장거리포를 터뜨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장기영은 그 말에 '동의'했고 '실천'하고 있다.
1번타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중장거리포를 갖추고 있지만 그는 1번타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부분에도 소홀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장기영은 팀의 1번타자와 중견수로서 공격, 주루, 수비 모두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 시즌이 풀타임 첫 해일 정도로 경험이 적은 편이다. 게다가 그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케이스. 때문에 장기영은 경험을 쌓는 자체에 큰 의미를 둔다.
"올해 목표는 경험을 쌓는 것"이라는 장기영은 "수비나 주루는 경기를 통해 많이 해봐야 느는 것 같다. 실수도 많이 하지만 실수를 해봐야 다음에 반복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기영의 경험 축적은 코칭스태프도 원하는 것이다. 장기영은 주루플레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코치님들이 '죽어도 좋으니 자신있게 뛰라'고 주문하신다"고 밝혔다.
시즌을 치르다보니 보완해야 할 점도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아직 볼넷을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고 좌투수를 상대하는데 애로사항이 있는 게 사실. 이는 장기영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다. 장기영은 비디오 분석에 공을 들이고 좌타자 선배들의 조언을 새겨 듣는 등 약점 극복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진정한 1번타자가 되기 위해 정신없이 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장기영.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중장거리포와 결합해 아주 매력적인 1번타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나만의 스타일을 갖고 싶다"는 장기영의 한마디는 결코 헛된 바람이 아니다.
[장기영. 사진 제공 = 넥센 히어로즈]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