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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수영선수' 출신 성웅, "이병헌 이순재 본받고싶다" (인터뷰)

시간2010-08-18 10:01:16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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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수영강사, 오후엔 배우수업…"

[마이데일리 = 백솔미 기자] 또 한명의 준비된 '늦깎이' 배우 성웅(30·본명 황성웅)이 연기 세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종영한 MBC 아침드라마 '분홍립스틱'에서 맹서진 역으로 '맹군' '맹팀장'이라는 애칭을 받으며 2010년을 그 어떤 배우보다 알차게 보낸 성웅이 다음 작품에서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실력 연마에 들어갔다. 성웅은 다른 배우들보다 늦게 시작한만큼 그 꿈을 이뤘다는 감회와 자신의 꿈을 어떻게 펼칠지 강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데뷔전 성웅의 이력은 눈길을 끈다. 현재 남동생은 수영선수로 활동중이며 어머니는 농구 선수 출신으로, 운동선수 집안답게 성웅은 고등학교 2학년시절 전국체전 수영 종목에 출전해 입상한 경력이 있다.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기생으로 충남대학교 사회체육과에 진학했다. 교수가 될 수 있다는 안정된 직업이 보장돼 있었지만 성웅의 마음 한 켠에는 '배우'라는 꿈이 꿈틀대고 있었다.

"어릴때부터 계속 운동을 했고 이 상태로 졸업한다면 교수가 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죠.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때 문득 배우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어요. 그 꿈을 품은 채 대학에 진학했지만 쉽게 마음을 접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던 중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되면서 군입대를 하게 됐어요" 성웅은 2남중 장남으로, 당시 스물네살이었던 성웅은 어머니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기위해 군대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군대에 있을 때에도 배우의 꿈을 버리지 않았어요. 오히려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이때가 기회다'라는 생각으로 연기를 배울 수 있는 관련 책들을 보며 공부할 수 있었던, 저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이렇게 배우의 꿈을 가슴에 품은 채 성웅은 제대하자마자 무작정 상경했다. "어머니의 반대가 제일 심했어요. 수영을 계속 하라고 말씀하셨지만 배우가 되겠다는 꿈이 너무 컸어요. 제가 또 고집이 세서 그때는 뒤도 안돌아보고 서울로 올라왔어요. 자식이기는 부모가 없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은 거 같아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사진관에서 프로필을 촬영하고, 한 패션잡지에서 송승헌, 소지섭 선배가 모델로 활동했던 청바지 브랜드에서 모델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는데 1차에 합격했어요. 그때 함께 합격했던 지원자 중에 오지호, 여욱환이 있었어요. 두 사람은 최종 합격했지만 저는 떨어졌어요. 이후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문제에도 맞딱들이면서 오전에는 수영 강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에는 연기 공부를 하면서 그렇게 생활했어요" 성웅이 꿈꾸는 배우의 길은 쉽지 않았다.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먹고 살기 힘들었던 성웅은 인터넷 쇼핑몰도 운영하기도 했다.

"아는 형과 인터넷 여성의류 쇼핑몰도 운영했어요. 이때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보니 살도 많이 찌고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그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살을 빼면서 다시 노력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이런 성웅의 노력이 통했는지 면도기, 아파트, 주류, 노트북 등 수십편에 광고 모델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성웅은 온전한 배우의 길로 들어서는 영광을 안았다. 2009년 최고의 화제작 '아이리스'에 출연하게 됐다. 극중 성웅은 정준호의 부하 직원으로 출연하며 그 해를 마감했다.

기세를 이어 2010년 '분홍립스틱'에 합류하게 됐다. "신인에게 있어 아침드라마가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매일 촬영하기때문에 연기의 감을 놓치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고 그 긴장감이 연기하는데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캐스팅이 확정되고 집에서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해서 대사 하나라도 다양한 톤으로 연습하면서 저만의 스타일로 소화할 수 있도록 연습해왔어요"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만큼 매일 시청자들과 연기로 만날 수 있음에 행복해했던 당시 성웅의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말이었다.

2010년 서른살의 성웅, 다른 배우들보다 한참 뒤진 출발선에서 시작했지만 연기자로서의 포부는 절대 뒤지지 않았다.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의 이병헌 선배의 내면이 깊게 묻어나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이순재 선생님. 적지 않은 연세이지만 스스로 뒤쳐지지않게 항상 노력하는, 지금까지 롱런할 수 있는 연기자로서의 자세를 본 받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롤모델로 두 배우를 꼽았다.

성웅은 가장 듣기 싫은 말로 '신인치고는 괜찮네'를 꼽았다. 신인이기때문에 조금 못하더라도 용인되는 것이 싫다는 성웅은 봉술, 검술, 체조, 자이브, 룸바, 차차차 등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어떤 작품이 들어오더라도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자신의 몸을 만들었다.

또 배우를 떠나 인간으로서 많이 베풀어야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돌아온다고 믿는 성웅은 대학교 시절부터 해오던 봉사활동을 지금도 하고 있다. "주말에는 꼭 가려고 해요. 제 특기를 살려서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데리고 물 속에서 운동하며 시간을 보내곤 해요. 이렇게 아이들을 보고 돌아오면 제가 도움을 준 것이 아니라 이 아이들에게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힘과 사랑을 받는 거 같아요"라며 행복한 표정을 보였다.

2009년을 보람차게 마무리하고 2010년의 첫 테이프를 성공적으로 끊은 성웅은 '아이리스', '분홍립스틱'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차기작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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