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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지나간 멤버만 50명, 데뷔하기 정말 힘들었어요"
[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 멤버들의 평균신장이 무려 172cm나 돼 데뷔 전부터 ‘모델돌’이라 불린 9인조 신인 걸그룹 나인뮤지스. 큰 키로 시선을 모았고 여기에 모델, 연기, MC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한 멤버들의 화려한 경력이 더해져 나인뮤지스의 데뷔는 연예계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나인뮤지스는 이런 기대 속에서 지난 12일 첫번째 싱글 ‘렛츠 해브 어 파티(Let’s Have a Party)’를 발표하고 화려하게 데뷔했다. 복고와 세련미가 동시에 묻어나는 JYP 박진영이 만든 ‘노 플레이보이(No Playboy)’를 타이틀곡으로 가요계에 정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도 데뷔가 실감이 안 나요. 그동안 데뷔할 것 같다가 못 한적이 많았거든요. 이제 진짜 데뷔하니 애가 타고 걱정되고 ‘큰일났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이젠 집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서 좋아요.” (재경)
나인뮤지스는 그들에게 쏟아진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들었다. 걸그룹 홍수 속에서 제대로 된 준비없이 급작스럽게 만들어져 겉만 화려한 그룹이 아니냐는 선입견에 시달렸다. 나인뮤지스는 신인다운 패기로 조곤조곤 데뷔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나인뮤지스가 계획된 건 4년전이에요. 저랑 세라, 재경이 3년정도 됐고, 제일 늦게 들어온 혜미도 2년이나 됐네요. 나인뮤지스 콘셉트에 맞춘 아홉명을 모으기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중간에 해체된 적도 있고, 스쳐지나간 멤버만 50여명이에요. 회사에서 실력을 평가하는 테스트가 많았고 그 혹독한 과정을 모두 통과한 후 겨우 데뷔할 수 있었어요.” (이샘)
“처음부터 콘셉트가 장신의 아홉 친구들이었어요. 그런 친구들을 모으다 보니까 더 힘들었죠. 외적인 부분도 만족하고 실력까지 갖춘 아홉명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비니)
나인뮤지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딸들 중 각기 다른 예술분야를 관장한 아홉명의 여신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 딸들처럼 각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하며 두각을 나타내라는 의미로 나인뮤지스란 이름을 갖게 됐다.
오랜 준비 끝에 데뷔했지만 그런 노력보다 나인뮤지스의 화려한 외모가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로 인한 대중의 선입견에 나인뮤지스는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있기 때문에 당당할 수 있었다.
“일단 보여지는게 외모, 몸매 그런거라 선입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제 저희의 실력에 해당하는 부분을 보여드려야 할 차례죠. 다만 부탁드리고 싶은 건 앞으로 저희가 보여드릴 것에 대해선 선입견을 갖지 않으면 좋겠어요.” (은지)
“사람들의 선입견, 물론 알죠. ‘모델들이 프로젝트로 모여서 음반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저희도 속은 여리기 때문에 그런 선입견에 상처받는 건 당연해요. 선입견은 부담이면서도 저희가 넘어야 할 벽이죠.” (세라)
“선입견을 안 좋게 보진 않아요. 그런 평가가 있기 때문에 저희가 못했을 경우엔 ‘거봐라’ 할 수 있지만, 반면에 잘한다면 훨씬 달라보이고 저희만의 강력한 이미지가 생기지 않을까요.” (라나)
나인뮤지스 아홉 멤버가 단체로 서 있으면 멀리서도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이들이 갖고 있는 큰 키와 늘씬한 몸매는 분명 남들이 보면 부러워할 일이다. 하지만 나인뮤지스에겐 큰 키가 장점이면서도 동시에 오랜 꿈이었던 가수 데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다.
“가수가 되려고 오디션을 여러 번 봤어요. 근데 늘 키에서 걸렸죠. 보통 걸그룹은 귀엽고 아담한 이미지로 나오는데 큰 키 때문에 그런 이미지랑 안 맞는다는 거에요. 그래도 노래는 꼭 하고 싶어서 보컬트레이너 쪽으로 방향을 바꾸려 했어요. 그러다 나인뮤지스를 만나게 됐고, 꿈에 그리던 가수로 드디어 데뷔하게 돼 너무 기뻐요.” (혜미)
아홉명이란 멤버수에 큰 키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나인뮤지스는 소녀시대, 애프터스쿨, LPG 등 다른 걸그룹들과 비교되곤 한다. 신인이 이미 입지를 굳힌 선배가수들과 비교되는 건 대중의 인지도를 넓힐 수 있는 하나의 기회. 나인뮤지스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란다.
“선배님들과 비교해주시면 굉장히 영광스럽죠. 아직 신인인데 그런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선배님들을 따라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할거에요” (이유애린)
각자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혔음에도 불구하고 가수의 꿈을 버릴 수 없어 모든 것을 버린 후 다시 신인으로 돌아온 나인뮤지스. 그녀들의 이런 용기는 이제 막 가수로서 첫발을 내딛은 도전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이제 겨우 시작이지만 그녀들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데뷔 전부터 자기 분야에서 프로페셔널하게 활동하던 친구들이 가수만을 바라보고 모든 걸 버리고 모였어요. 이번 데뷔 타이틀곡으로 대중의 평가를 받을텐데, 앨범에 맞춰 정해진 콘셉트 안에서 활동해야하니 이것만으로 저희의 모든 걸 보여드릴 수 없을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 계속 아홉명 모두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며 많은 걸 보여드릴 테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샘)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곽소영 기자 muzpi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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