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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80년대 홍콩 영화계에서는 ‘느와르’ 열풍을 불게한 대표적 작품인 ‘영웅본색’이 20년이 훌쩍 지난 2010년 한국 영화계에서 리메이크 된다. 그것도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 조한선이라는 대표적인 배우들이 총집결한 작품으로.
80년대 홍콩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버버리 코트(트랜치 코드)를 유행시킨 대표적 작품인 ‘영웅본색’은 불어로 ‘검은색’이라는 뜻을 가진 느와르 영화의 결정판이다. 당시 적룡 장국영 주윤발이 주인공을 맡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주윤발이 성냥개비를 물고 화분서 쌍권총을 빼 난사하는 장면이 유명했다.
암울한 배경과 주인공이 죽게되는 허무한 결말로 ‘검은색’의 색깔의 띄어 ‘느와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장르는 ‘영웅본색’이후 ‘첩혈쌍웅’, ‘정전자’, ‘열혈남아’, ‘천장지구’ 등을 배출하면서 홍콩 영화계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90년대 홍콩의 중국 본토 반환과 맞물려 오우삼 감독 등의 연출자와 배우들이 대거 해외로 이주하면서 느와르는 그 힘을 잃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고 이후 ‘무간도’ 등으로 간간히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사라진 느와르의 대표작 ‘영웅본색’이 2010년 ‘무적자’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돌아온다. 어려서 이별해 범죄자가 된 형과 경찰이 된 동생의 만남이라는 기본 내용 또한 똑같다.
‘무적자’의 연출을 맡은 송해성 감독은 “‘영웅본색’을 토대로 한국적인 정서로 재구성했다. 액션 영화로 알려져 있는데, 액션 보다는 형제간에 갈등과 우정, 의리, 배신 등 드라마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뒀다”고 설명했다. ‘영웅본색’에 드라마를 가미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원작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 역사를 새롭게 쓴 작품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명작으로 손꼽히는 수작이다. 이런 작품을 리메이크 함에 있어 제작자들은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못 되면 ‘형보다 못한 아우’, 잘 되도 ‘원작이 좋아서’라는 평 밖에 들을 수 없는건 자명한 일이다.
이에 대해 송 감독 또한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무적자’는 ‘영웅본색’과는 차별을 두고 있는 영화지만 원작의 그늘에서 벗어날지는 의문이다.
아직 영화의 모든 것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적자’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지만 ‘영웅본색’과의 차별점 중 하나인 ‘드라마’가 얼마나 제대로 부각돼 있을지가 이 영화의 성패를 가늠할 수도 있다.
‘무적자’의 화려한 캐스팅은 일단 시선 끌기에는 성공했다. 영화가에서는 2010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이 작품을 꼽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그 흥행 여부는 영화의 진정성과 배우들의 연기에 달려있다.
영화 ‘무적자’가 겉멋만 가득한 ‘영웅본색’의 오마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형보다 나은 아우’로 또 다른 감동을 담은 새로운 영화가 될지는 오는 추석 시즌 판가름 날 전망이다.
[무적자-영웅본색 포스터.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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