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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한상숙 기자] 프로 데뷔 3년차 넥센히어로즈 우완 김성현(21)은 매 경기 진화하고 있다. 22경기에 나와 4패를 기록했던 입단 첫 해의 김성현과 지난 시즌 2승 4패 방어율 6.99를 마크했던 김성현, 올 시즌 어느덧 6승(5패)을 챙기며 넥센의 젊은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김성현은 엄연히 다르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4월 6경기서 방어율 5.66을 기록했던 김성현은 5월들어 2경기에 출전해 방어율 7.88로 급격히 무너졌다. 5월 11일 엔트리 말소 후 6월 27일 1군에 복귀한 김성현은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7월부터 이어진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실점 이하)와 선발전 3연승, 그리고 무엇보다 위기를 자초했던 잦은 4구가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18일 선발 등판한 김성현은 6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1자책)하며 KIA를 3-1로 꺾고 시즌 6승째를 올렸다. 김시진 감독은 19일 목동 KIA전을 앞두고 김성현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마운드에서의 사고방식이 예전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며 뿌듯해했다.
김 감독은 김성현을 엄하게 다뤘다. 지난 시즌 광주 KIA전에서는 경기 도중 볼넷을 남발하는 김성현을 강판시킨 뒤 곧바로 서울로 돌려보냈다. 구단 관계자들에게 "절대 숙소에서 재우지 마라. 오늘 안에 심야 우등버스라도 태워 올려 보내라"며 엄포를 놓았다. 실제로 김성현은 그렇게 경기 중간에 홀로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그렇게 서울과 2군 경기장인 전남 강진을 오가던 김성현은 올 시즌 넥센 마운드를 지키는 젊은피로 자리매김했다. 구위도 자리 잡혔고, 위기 대처능력도 좋아졌다. 하지만 김 감독은 아직 마음을 놓지 않는다. 김 감독은 "아직 경험이 적은 선수다. 그 볼을 갖고 그만큼 버틴 것은 지금까지 1군 선발로 나와 나름대로 마운드 운영 능력을 배웠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1경기 당 100개 이상은 던져야 한다. 볼 갯수를 조금씩 올리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덕장' 김시진 감독답게 마냥 내치지만은 않는다. 김 감독은 "성적이 부진한 선수에게는 질책을 하기도 하고, 엉덩이를 두드려주기도 한다. 그런데 열 번 엉덩이 두드려주다가 한 번 (2군에) 내려보내면 그것 때문에 엄청 서운해한다"며 "아직 나이 어린 선수들이 많다. 우리집 아이들보다 나이가 어리다. 그러니 다들 자식같다. 가급적이면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선에서 조율한다"며 세심한 배려심을 전했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김성현은 자신의 기량이 향상된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성현은 "별로 안 좋았는데…"라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 후 "강진 가기 싫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는 재치있는 대답을 내놓았다. 김시진 감독의 매서운 특훈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사진 = 넥센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왼쪽), 투수 김성현]
곽소영 기자 muzpi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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