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용우 기자] "포스트 김석류, 과찬의 말씀이세요"
프로야구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서 여성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것은 이제 일반화됐다. KBSN 스포츠 김석류, MBC ESPN 송지선으로 통하던 스포츠 아나운서 분야는 이제 많은 여성들의 도전의 장이 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김석류, 송지선 아나운서가 스포츠 아나운서 1세대로 불린다면 뒤를 이어 차세대 스포츠 아나운서의 중심이 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중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의 시발점인 KBSN 스포츠의 최희(23) 아나운서는 '포스트 김석류'라고 불리며 팬들의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cene 1
KBS N 스포츠는 올 초 신입 아나운서를 선발했다. 그 중 선발된 최희 아나운서는 4월 한앙대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한일 탑·매치에서 아나운서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첫 번째 방송이었지만 배구계에서는 '이미지가 신선하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프로야구가 시작되고 최희 아나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를 팬의 입장이 아닌 관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됐다. 그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현대 유니콘스 팬이었다. 야구장에 매일 갔다"며 "생각보다 너무 어렵다. 복잡하다. 경기가 끝나고 난 뒤 5분이 안 되는 인터뷰지만 3-4시간 동안 집중해서 보고 중계를 들으면서 자료를 분석해야 된다. 언젠가는 즐기면서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긴장하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희 아나운서는 "아직은 어렵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뛰어 넘어 즐기는 수준이 된다면 일도 하나의 취미가 될 것 같다"며 "아직 책도 많이 읽고 공부를 해야 할 시기다. 야구 전문지식과 함께 먼저 경험을 한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배우면서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Scene 2
아직 스포츠 아나운서가 정착이 되지 않은 상황서 포스트를 논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김석류 아나운서가 지바 롯데 김태균과 결혼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지윤 아나운서와 함께 최희 아나운서도 '포스트 김석류'의 강력한 후보자 중에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최희 아나운서는 "과찬의 말씀이다. 손발이 오그라든다(웃음).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친구들이 놀린다. 나는 다소곳하고 차분한 스타일이 아니다. 남자 친구들도 많고 학교에서도 노는 것이 더 좋은 대학생일 분이다"라며 손사례를 쳤다.
그는 "선배들에게 배울 점이 너무 많다. 선배들보다 더 못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 부담감은 있지만 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배들은 이미 3년 전에 힘든 일을 모두 겪었다. 최근에 일을 배우면서 느끼는 것이 이런 일을 먼저 경험한 선배들이 멋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직 1년이 안된 아나운서에서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최희 아나운서도 예외는 아니다. 방송 후 선배 아나운서들에게 많은 지적을 받고,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 고민은 방송 시 저음으로 한다는 것. 그는 "흥분된 분위기에서 목소리가 다운된다고 자주 지적받고 있다. 목소리가 중저음이라서 그런 것 같다. 언젠가는 억지로 목소리를 높게 한 적 있는데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그래서 표정을 밝게 하는 것으로 대체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Scene 3
동기들보다 먼저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학교에서 밥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낙인 최희 아나운서는 사회인으로서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친구 만날 시간이 없다고 하는 최 아나운서는 쉬는 날마다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이제는 스포츠 아나운서로 살아가게 됐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언젠가는 KBS N 스포츠의 중심이 되야 하는 부담감도 안고 있다. 그는 "처음으로 패배감을 느껴봤다. 하고 싶었던 직업이기에 처음부터 잘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패배감도 느끼고 슬럼프도 겪었다"며 "이제는 담담해지는 법을 배웠다. 언젠가도 기복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일이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을까? 최희 아나운서는 "우선 주어진 임무인 인터뷰를 잘하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선수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깊이있는 인터뷰를 하고 싶다. 선수들도 각자 사연이 있고 인생이 있다. 그런 감동을 같이 들려주고 싶다. 나의 모토가 '따뜻하게 살자'이다. 스포츠에서도 그런 모습과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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