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는 7관왕을 노리는 이대호(롯데)가 아니라 SK 내야수 최정(23)이다.
최정은 지난달 25일 이후 6경기동안 20타수 11안타 타율 .550 1홈런 9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2위 삼성에 바짝 쫓겼던 SK는 최정이 맹타를 휘두른 이 6경기에서 5승 1패를 기록하며 삼성과의 승차를 벌리면서 2년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눈 앞에 뒀다.
최정의 최근 활약은 상당히 극적이다. 지난달 초만 해도 최정은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었다. 8월 1일부터 8일까지 치른 7경기에서 25타수 2안타 타율 .080 3타점으로 침묵했다. 전반기를 .310으로 마감했던 최정의 시즌 타율은 2할대로 급락했고 중심타자가 부진하자 SK도 시즌 최다인 6연패에 허덕이며 1위 자리를 위협받았다.
급반전한 최정의 8월에는 중요한 교두보가 있었다. 8월 19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예비명단에 올 시즌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삼성 내야수 조동찬의 추가 발탁이 그것이다. 조동찬의 발탁 이후 최정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사실 최정은 광저우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선수였다. 3루수와 유격수(혹은 투수!)를 소화할 수 있으며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으로 국제무대 경험도 쌓았다. 빼어난 방망이 외에도 안정된 수비력 역시 가치를 발했다.
최정 역시 자신감 있는 모습이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광저우아시안게임 이야기를 꺼낼라 치면 "전 이미 광저우 가기로 됐는데요"라고 농을 섞어 시원하게 답하던 그였다. 광저우행이 유력한 SK 외야수 김강민 역시 "(최)정이는 갈 것 같은데 저는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로 최정의 발탁 가능성은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조동찬의 급부상은 안정적인 최정의 입지를 크게 흔들어놓았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조동찬은 최정보다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다 기동력 측면에서도 최정을 능가한다. 게다가 올 시즌 생애 최고의 타격을 선보일 정도로 폼이 좋다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은 최정의 각성을 불렀다. 타율은 다시 3할대(.303)로 올라섰고 지난해 기록한 생애 최다홈런(19개)을 넘어서는 것도 기정사실이다. 생애 최다타점은 이미 넘어 80타점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이만한 성적이면 광저우행 비행기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
[사진 = SK 최정]
곽소영 기자 muzpi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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