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빅보이' 이대호(28·롯데)의 화려한 2010년이 서서히 종점으로 치닫고 있다. 프로야구 역대 가장 '압도적인 홈런왕'이라는 거창한 타이틀과 함께 말이다.
14일까지 이대호의 올 시즌 홈런수는 43개. 잔여경기가 6경기밖에 되지 않아 기대를 모았던 50홈런은 이미 물 건너갔지만 타이론 우즈(전 두산)를 제치고 역대 프로야구 최다 홈런 8위에 오를 정도로 훌륭한 성적이다.
이보다 더 가치있는 지표는 이대호가 역대 누구보다 가장 압도적인 홈런왕이라는 점이다. 이대호와 홈런 2위 한화 최진행(29개)과는 무려 14개차. 프로야구 28년동안 이보다 많은 갯수 차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는 단 1명도 없다.
종전까지 가장 압도적인 홈런왕은 1992년 장종훈 현 한화 타격코치가 41개의 신기록으로 2위 김기태 현 LG 2군 감독(31개)을 10개 차로 앞선 것이다. 1999년 역시 신기록을 세웠던 이승엽(요미우리)이 54개의 홈런으로 한화 외국인 선수 로마이어(45개)를 9개 차로 앞선 게 뒤를 잇는다. 최진행이 남은 6경기에서 몇 개의 홈런을 추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대호가 가장 압도적인 홈런왕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특히 이대호처럼 40개 이상의 많은 홈런을 때려내면서도 2위군과 14개나 앞서간 것은 해외에서도 이례적이다. 홈런이라는 것이 슬러거들끼리의 경쟁의 미학이고 홈런 신기록을 세운 영웅의 뒤에는 항상 엄청난 경쟁자가 있어 왔기 때문이다.
1961년 베이브 루스의 34년 묵은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로저 매리스(61개)의 옆에는 M-M포의 파트너 미키 맨틀(54개)이 있었고 1998년 가장 많이 회자된 홈런 경쟁인 마크 맥과이어(70개)의 신기록 행진에는 새미 소사(66개)의 추격이 따랐다. 2001년 배리 본즈(73개)의 신기록도 역시 소사(64개)의 존재가 불을 지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1998년 우즈(42개)가 장종훈의 기록을 넘어선 데는 이승엽(38개)과의 경쟁이 있었고 2003년 이승엽이 56개로 왕정치를 넘어 아시아 신기록을 세울 때는 심정수(53개)가 '한국의 소사'처럼 맹활약했다.
이런 경쟁자의 존재 없이 외롭게 40개 넘는 대포를 담장 밖으로 넘겨버린 이대호의 2010년는 단순한 갯수 이상으로 평가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사진 = 롯데 이대호]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