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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국방부가 '천안함 보고서'와 함께 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의 진실'이라는 만화가 정부의 입장만을 강요하는 듯한 내용으로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문제가 된 부분은 작가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국방부는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발간하고 국민들의 이해를 쉽게 돕고자 '천안함 피격사건의 진실'이란 제목의 만화를 함께 제작해 배포했다. 문제는 만화 속 인물들의 대화 속에 '색깔론'을 부추기고 천안함 사건 관련 문제제기를 한 기자들을 협박하는 듯한 대사가 담겨있기 때문.
만화 속에서 기자인 주인공에게 취재를 지시하는 부장은 "이번 천안함 사건의 실체는 그야말로 좌우가 아닌 자! 정말 물증만을 근거로 추측기사는 절대 쓰지 않는 최고의 기자가 써야 한다고"라고 말했으며, 주인공의 여자친구는 "확실한 증거 없이는 기사 함부로 쓰지 마라. 워낙 험한 세상이라 잘못했다간 한방에 가는 수가 있다"고 말해 천안함 사건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언론에 경고를 보내는 인상을 준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14일 오후 마이데일리와 통화를 갖고 "문제가 된 '한 방에 간다', '좌우가 아닌 자' 등의 부분은 작가의 창작성에 의해 만들어진 문구다"라며 "작가가 신세대들의 이해를 돕고자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쓰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만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에 대한 질문에는 "작가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정도의 내용만 알고 있으므로 국방부가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해줬다. 또한 스토리 구성은 작가와 함께 토의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천안함 만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방부가 만화를 제작하게 된 경위는 '천안함 보고서'가 내용도 방대하고 전문적이라 국민의 이해를 돕고 의혹을 해소하고자 쟁점 부분 위주로 만화를 제작하게 됐다"면서 "만화인데 색안경을 끼고 봐서 이런 논란이 생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해당 만화가 제작된 이후 국방부의 검토과정을 거쳤다고 해, 문제가 된 부분들을 미리 파악하고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두고 또 다른 논란을 낳을 듯 하다.
마이데일리는 논란이 된 표현에 대해 강촌 작가의 입장을 듣고자 휴대전화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 되지 않았다.
한편, 만화가 강촌(본명 임이록)은 1980년대 이후 대중적인 만화를 다수 발표한 중견작가로서 1993년에는 2년간 스포츠서울에 일제의 만행을 고발한 작품 '혈맥'을 연재했다. 당시 일본의 도쿄TV에도 출연해 조선총독부 건물이었던 중앙박물관을 철거해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경춘신문의 발행인이기도 한 작가는 현재 한국만화가협회 부회장 자리에 올라있다.
[문제가 된 만화 '천안함 피격사건의 진실'(위)-만화가 강촌. 사진 = 국방부 '천안함Story'-한국만화가협회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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