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면서 KIA 타이거즈의 가을 잔치 희망도 물거품이 됐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세를 잇지 못한 조범현 감독의 아쉬움은 그 누구보다 크다. 그의 경력을 돌아보면 홀수 해엔 성적이 좋지만 짝수 해에는 그렇지 못했다. 3차례 포스트시즌에 나섰지만 2년 연속 진출은 없었다.
포수 출신으로 배터리 코치로서 명성을 떨친 조범현 감독은 2003년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취임해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4위로 턱걸이했지만 파죽지세로 한국시리즈에 진출,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SK는 2004년 5위로 떨어졌다. 2005년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강팀으로서 면모를 보인 것과 달리 2006년 최종 순위는 6위에 그쳤다. 결국 조범현 감독은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졌고 SK는 지금의 김성근 감독 체제로 변화를 주었다.
2007년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KIA 감독으로 새 출발한 조범현 감독은 사실상 취임 첫 시즌이었던 2008년 6위로 곤두박질쳤으나 지난 해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석권하며 대업을 이뤘다.
올해도 짝수 해 징크스는 그치지 않았다. 조범현 감독은 개막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4강을 예측해달라는 질문에 "4강은 SK, 삼성, 두산, 롯데 4팀이다. 그러나 우승은 KIA가 할 것이다"라고 말했으나 공교롭게도 4강 예측만 맞아 떨어졌다.
19일 현재 KIA의 순위는 5위. 전날(1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이택근에게 역전 3점포를 맞고 7-8 역전패를 당한 KIA는 LG에 1.5경기차로 쫓겨 5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해 챔피언의 몰락은 어떻게 비롯된 것일까. 14승 10패로 5월 승률 1위였지만 대부분 하위팀들과 상대하는 일정이었다. '대진운'이 좋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바짝 벌어 놓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결국 6월 9승 17패, 7월 6승 12패로 주저 앉으며 순위는 바닥을 쳤다.
아퀼리노 로페즈의 부진과 릭 구톰슨의 부재는 이닝이터의 실종을 알렸고 이는 불펜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김상현, 유동훈, 이종범 등 주축 선수들의 올 시즌 활약은 지난 해의 그것과 달랐다. 충격의 16연패는 돌이킬 수 없는 크나큰 상처였다.
전년에 좋았던 성적을 이듬해에도 잇지 못하는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더구나 올해는 전년도 챔피언인 만큼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였으나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실패한 것은 자연스레 '우승 후유증'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조범현 감독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비록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짝수해 징크스를 깨는데 실패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찬스는 분명 남아있다. 바로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말이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야구 대표팀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조범현 KIA 감독]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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