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두 번 다시 지난해 한국시리즈 7차전과 같은 괴로움을 겪지 않겠다"
그의 한국시리즈 직행 소감에서는 사뭇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주인공은 22일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은 SK 와이번스 주장 김재현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여 전 열린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SK 선수 대표로 참가한 김재현은 그곳에서 '폭탄 발언'을 했다. "한 시즌만 더 뛴 후에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것. 당시만 해도 KIA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둔 상태에서의 기싸움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의 발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1년 뒤 은퇴라는 배수의 진까지 쳤지만 2009 한국시리즈는 김재현, 그리고 SK에게 아픔만 남겼다. 에이스 김광현과 팀의 정신적 지주 박경완이 빠진 상태에서 KIA와 3승 3패까지 갔지만 결국 7차전 9회말 2아웃 나지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은 것. SK 선수들 눈에서는 너나할 것 없이 눈물이 흘렀다.
때문에 22일 정규시즌 확정 후 김재현에게서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관련된 말이 나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리고 그의 말에서는 진심, 간절함, 여기에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은퇴하기 전 마지막 시즌이라는 점과 주장이라는 책임감이 동반됐기 때문일 것이다.
김재현은 "너무나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오늘 정규시즌 우승까지 온 것은 선수단 모두의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어느 해보다 목표가 확실했다. 목표가 확실하다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과 고통이 수반된다"며 "모두들 너무나 잘 참고 견뎌왔다"고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더불어 김재현은 "우리 선수들은 작년 한국시리즈 7차전의 쓰라린 순간을 잊지 않고 있다. 두 번 다시 같은 괴로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라며 지난해 아픈 기억을 상기시키며 이번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대신했다.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냈던 김재현. 지난해 아픈 기억을 바탕으로 은퇴 순간을 '내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 결과를 볼 수 있는 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SK 김재현]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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