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한상숙 기자] 12승(2008년)과 13승(2009년)을 합작한 장원삼과 이현승의 부재, 팀의 주전 타자였던 이택근, 황재균의 공백이 관건이었다. 넥센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며 희망을 다지기도 전에 주축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울 대타를 찾아 바삐 움직였다.
김상수, 김민성 등과 현금 58억원이 돌아왔지만 역시 든 자리보다는 난 자리가 문제였다.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었고, 위기에서 팀을 구해낼 한 방을 가진 선수 또한 전무했다.
결국 한계는 드러났다. 넥센은 뚜렷한 1선발도, 확실한 톱타자도 없는 팀컬러를 보이며 리그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특히 팀 타율은 .262로 리그 6위, 홈런은 87개로 최하위를 기록하며 타자 기근에 시달렸다.
빈자리가 가져온 장점도 있었다. 장기영, 김민우, 고원준, 김성태 등 기존 선수들의 공백이 없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재목들의 활약은 희망적이었다. 장기영과 김민우는 넥센의 테이블세터로 발돋움하며 발빠른 플레이로 상대 마운드를 흔들었고, 고원준과 김성태, 김성현 등은 '그래도 희망은 있다'를 보여준 단비같은 플레이어였다.
'핫 플레이어'(Hot Player) 손승락
넥센 첫 세이브왕의 탄생이다. 손승락은 25일 현재 시즌 26세이브째를 기록하며 이용찬(두산)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손승락은 2005시즌 데뷔 후 가장 빼어난 구위를 구사하며 늘 불안했던 넥센의 뒷문을 확실히 지켜주고 있다. 손승락은 올 시즌 52경기서 2승 2패 2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47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는 0.95로 이닝당 채 1명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단순히 승수를 쌓아 올린 것 이상으로 손승락의 활약이 팀 전체에 미친 영향은 컸다.
김시진 감독은 그동안 자신의 욕심을 앞세우지 않고 마무리를 맡아 훌륭히 임무를 완수한 손승락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왔다. 든든한 뒷문 덕에 넥센 투수진들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투수라면 누구든 욕심낼만한 자리인 선발을 마다하고 맡은 마무리에서 손승락은 역대 최초로 가장 낮은 순위의 팀이 구원왕에 오르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3승(2패)을 올리며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신인 투수로 꼽혔던 강윤구가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올 시즌 1승1패 방어율 7.20을 기록한 후 2군 무대서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던 강윤구는 일정을 앞당겨 25일 왼 팔꿈치 토미존 서저리 수술을 받는다. 다음 시즌을 고스란히 재활에 힘써야 하는 강윤구는 결국 2년 연속 1군 마운드를 밟아보지 못하게 됐다.
그동안 김시진 감독은 강윤구에 대한 기대치를 자주 드러냈었다. 김 감독은 "내년에는 강윤구, 금민철 등 2군에 있는 선발감들이 모두 돌아온다. 지난 2년 동안 선발에 대한 고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이제 팀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올 시즌을 채 치르기도 전에 선발진 이탈이라는 악재가 도졌다. 수술 성공 가능성도, 재활 여부도 모두 미지수다. 김 감독의 다음 시즌 계획표는 여전히 물음표다.
다음 시즌 전망
일찌감치 리그 7위를 확정짓고 다음 시즌 구상에 돌입했다. 난립한 '선수장사' 속에서도 희망을 봤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넥센은 다음 시즌 또 다시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공백을 고민해야 할지 모른다. 벌써부터 강정호 등 주축 선수들의 트레이드설이 공공연히 떠도는 실정이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김 감독과 선수들이 보여준 '믿음의 야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코치진들이 보여줄 제 2의 고원준, 손승락의 탄생은 벌써부터 넥센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넥센의 투수 손승락(위)과 강윤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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