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한다'는 말이 있다. 이번 시즌에서도 '좌완 투수'들이 맹활약하며 투수 부문 모든 타이틀은 이들이 휩쓸어갔다.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23)은 손등 부상 후유증으로 뒤늦게 올 시즌에 합류해 시즌 중반까지만해도 류현진(23·한화 이글스)에게 가려져 다승왕의 꿈은 먼 일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류현진이 시즌 막판 컨디션 난조로 더이상 등판하지 않게 되면서 17승(7패)째를 거두며 다승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게 됐다.
기세를 몰아 지난 25일 한화전에서 18승째를 기록하며 다승왕에 쐐기를 박으려 했으나 7이닝동안 4실점(4자책)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김광현과 1승차로 다승왕에 도전했던 양현종(23·KIA 타이거즈)이 26일 한화전서 3이닝동안 8실점(8자책)으로 승수를 추가하지 못해 김광현은 2008년 이후 단독으로 다승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밖에도 평균 자책점(2.37)과 탈삼진(183개)도 2007년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가장 먼저 16승을 달성했던 '괴물' 류현진은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세계 신기록,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 187개, 평균 자책점 1.82를 세우며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듯 했다. 하지만 팀의 빈약한 타선, 실책 연발인 수비, 불안한 불펜진 등으로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홀로 마운드를 책임지다 결국 시즌을 일찍 접어야만 했다.
하지만 김광현의 18승이 좌절되던 날 한화의 타선이 작정하고 류현진의 탈삼진 타이틀을 지켜 결국 류현진은 탈삼진과 평균 자책점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할 수 있었다. 올 시즌 내내 홀로 '소년가장'의 역할을 해낸 류현진에게 보답으로 돌아간 타이틀이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차우찬(23)은 시즌 마지막 경기인 26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등판해 9이닝 4안타 1실점(1자책)으로 막고 데뷔 첫 시즌 10승(2패)째를 거뒀다. 이와 동시에 류현진을 제치고 승률왕에 등극했다.
데뷔 5년째인 올해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기 시작한 차우찬은 지난 5월 27일 대구 SK전부터 9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아홉수 징크스'로 승수를 추가하기는 쉽지 않았다. 차우찬은 결국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10승을 달성하며 김광현, 류현진 등 좌완 '에이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투수 부문 타이틀을 휩쓴 좌완 트로이카 김광현-류현진-차우찬(왼쪽부터 순서대로)]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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