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이창호, 이세돌 등 최정예 전력으로 구성.
양재호 감독 "중국의 텃세 이기고 꼭 금메달을 따겠다"
[마이데일리 = 유병민 인턴기자]40억 아시아인의 축제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7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총 42개 종목이 치러진다.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강세인 종목도 있는 반면에 드래곤보트, 카바디 등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종목들도 있다. 혹은 자주 접할 수 있지만 스포츠 종목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나는 종목이 있다. 바둑이다.
바둑이 스포츠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우리와 자웅을 겨루는 중국은 예전부터 바둑을 스포츠로 인정, 체계적으로 선수육성을 해왔다. 현재 중국 바둑의 최강자인 쿵제 9단, 구리 9단도 이러한 선수육성의 결과다.
우리 기사들에게 번번히 패하며 바둑 종주국으로 자존심을 구겼던 중국이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바둑을 공식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은 이러한 선수육성 시스템을 바탕으로 우수한 자원들을 확보한 상태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기사'가 아닌 '선수'로 태릉선수촌에 입촌
이번 바둑대표팀은 총 10명으로 꾸려졌다. 남자는 이창호 이세돌 조한승 최철한 강동윤 9단과 박정환 8단 등 6명이며, 여자는 조혜연 8단, 이민진 5단, 김윤영 이슬아 초단 등 4명이다. 이중 와일드카드로 뽑힌 이창호, 이세돌 9단을 제외하고 나머지 8명의 대표선수들은 치열한 선발전을 거쳐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선수들은 '기사'가 아닌 '국가대표 선수'로 뽑혔기에 태릉선수촌에 입촌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따라서 대표팀은 지난 8월, 3박 4일의 일정으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평소 바쁜 스케줄로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바둑선수들이기에 양재호 감독은 '단체전 팀웍 훈련과 기초 체력훈련'에 집중했다. 선수들은 경쟁자가 아닌 팀 동료로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속에 훈련에 임했다.
이어 양 감독은 "단기간이었지만 선수들간 호흡은 잘 맞는다. 특히 최철한(9단)과 김윤영(2단)은 특유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서로를 잘 다독이며 훈련에 임해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 치열한 머리싸움,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중국의 '텃세'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은 남자 단체, 여자 단체, 혼성 페어로 구성되며 총 3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남자는 7개국, 여자는 6개국이 출전하며, 혼성 페어 경기는 국가별로 2팀씩 출전가능해 총 17팀이 나온다.
남자 단체전은 5명이, 여자 단체전은 3명이 출전하며 순번대로 경기를 한 후 3승 이상을 거두면 단체전 1승이 된다. 리그제로 경기를 한 뒤 1, 2위가 결승전을 3, 4위가 동메달을 놓고 겨루게 된다.
바둑종목은 경기가 시작되면 감독과 선수간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작전 타임도 없으며 사소한 행동도 주의해야 한다. 바로 상대의 항의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바둑은 정신스포츠이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로 흔들리게 되면 바로 승패와 직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선수 본인의 마인드 컨트롤과 감독의 전술이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양재호 감독은 무엇보다도 중국의 텃세를 경계했다. 지난 도하에서 우리 선수들이 불공정한 판정에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고,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도 중국의 텃세에 불공정한 판정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월 열린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이슬아는 '호랑이 연고' 냄새에 집중력이 흔들려 패했다. 이슬아가 19세이기 때문에 중국선수가 바르고 나온 '호랑이 연고' 냄새에 평정심을 잃었고 이는 집중력의 저하로 이어져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것.
양감독은 "경기중 중국의 '호랑이 연고'같은 부정행위나 텃세가 보이면 바로 심판에게 항의를 하겠다."며 "이번 바둑은 경기 중 부정행위가 보이면 경기를 멈추고 바로 항의를 할 수 있다. 그게 바로 내 역할이다"라며 중국의 텃세에 확실한 대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중국 역시 한국을 경계대상 1호로 삼고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바둑 1인자인 쿵제 9단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가장 큰 경계대상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우리도 준비를 잘해왔기 때문에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의지를 밝힌바 있다.
국내 바둑 팬들의 시선은 이제 광저우 아시안게임으로 모아지고 있다. 종주국을 넘어 한국 바둑의 위상을 공고히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의 금빛활약이 기대된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중인 바둑대표팀. 출처 = 한국기원]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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