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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영화 ‘초능력자’의 김민석(33) 감독은 행운아다.
‘서울에 초능력자가 살고 있다’는 해괴한 설정이 영화화 되는가 하면, 강동원(초인 역)-고수(임규남 역)라는 톱스타의 캐스팅은 이제 첫 연출작을 선보이는 그에게 커다란 행운이다.
봉준호 감독과 김지운 감독의 연출부를 거쳐 ‘초능력자’를 통해 첫 연출작을 선보이는 김민석 감독,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그는 영화에 대한 기대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이름을 달고 첫 연출작을 선보인 김민석 감독을 만나 ‘초능력자’ 전반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초능력자’라는 주제가 어떻게 보면 유치할 수도 있는 시나리오다
한국 영화들을 보면 비슷한 장르가 많아 다르게 가고 싶었다. 집필 단계에서부터 ‘초능력자’는 매력적인 소재였지만 기존에 할리우드 영화가 보여줬던 슈퍼맨, 배트맨 같은 영웅주의 인물 보다는 영웅을 허락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반 영웅적인 ‘초능력자’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영화를 보면 ‘초인’과 ‘규남’의 성장 과정은 없다
사실 초고 때는 10배는 더 어두운 영화였다. 성인 만화 같은 이미지 였는데, 영화 찍으면 여러 조건들 속에서 영화를 만들어야 하기에 수정을 가했다. 초고를 그대로 만들었다면 19금에 B급 영화로 제작됐을 것이다. 성장과정 또한 그 속에는 있는데, 상업영화로 만들어야 하기에 과감히 생략했다.
-강동원을 캐스팅한 이유가 있나?
생긴 것도 생긴 것이지만, 마음 속에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스타일이 ‘초인’과 비슷하다. ‘전우치’부터 동원을 알고 지냈는데 외로운 사람이다. (강)동원씨도 초고 단계부터 관심을 보였고, 자신의 역할 또한 마음에 들고 많은 부분에 기여를 했다.
-감독에게 강동원은 어떤 존재인가?
예를 들자면 ‘마징가Z’의 아수라 백작 같은 부분이 있어 양면성을 가진 배우다. 그의 화면에서 모습은 아름답지만, 아름다우면서도 알 수 없는 어두움이 존재한다. ‘초인’역을 통해 그런 모습이 많이 보이도록 노력했다.
-강동원의 헤어 스타일이 독특한데 어떻게 그런 머리를 했나?
캐스팅이 되고 배우와 스태프가 모여서 캐릭터 회의를 하는데, (강)동원씨가 한 잡지에서 찍었던 곱슬머리를 주장했다. 동원씨 얘기로는 ‘곱슬머리가 성질이 더럽다는 편견이 있다’는 것이었다. 나도 좋았기에 흔쾌히 추진했다.
-고수는 강동원과는 상대적인 이미지다
고수가 맡은 ‘규남’의 주변에는 인물이 많다. 규남은 사회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고, 드라마를 만들어 가는 역할이다. 고수씨를 처음 만났을 때도 인간적인 수더분함과 착하고 순진함 등이 묻어나서 그런 캐릭터를 맡기게 됐다.
-고수씨가 비주얼을 과감히 포기했는데?
사실 팬들에게 칼맞는게 아닌가 싶었다. 고수씨도 캐릭터가 이전과 다름에 재미 있어 했다. 촬영장의 얘기인데, ‘땀을 흘린다’는 장면인데 실제로 땀을 줄줄 흘리면서 연기를 했다. 이전까지는 쾌활하게 대화를 나누다가도 촬영장에 들어오면 ‘규남’을 마치 주문을 외워서 소환하듯이 연기를 했다.
-고수+강동원인데 흥행에 부담도 클 것 같다
우리 영화는 상업영화다 보니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캐스팅만 봐서는 실패란 있을 수 없는 조건이기에 부담이 크다. 요즘 그래서 잠을 못 이룬다.(실제로 김민석 감독은 다크서클이 심하게 져 있었다)
-어떻게 보면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다
그렇다. ‘아웃사이더’, ‘소외된 사람’의 이야기다. 초인은 누구나 있는 주민등록증도, 이름도 없는 인물이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혼자 사는 그에게 세상은 자신가 동떨어진 존재다. 그런 ‘초인’이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규남’을 만나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룬게 이 작품이다.
-영화가 후속편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2편은 생각지 않고, 잘 된다면 에피소드 0.5 정도는 해보고 싶다. ‘초인’이 ‘규남’을 만나기 전의 과거를 그려보고 싶다.
-김지운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라는 대표적인 감독과 함께 작업을 했는데, 누구를 닮고 싶나?
‘제2의 누구’가 되고 싶지는 않다. 두 분다 훌륭한 감독이지만 그 분들을 따라하고 싶어도 따라하는 흉내 밖에 안된다. 조수 생활 하고 해서 색깔은 묻어 있을 수 있지만 그 분들의 연출 방식을 따라 하는 것은 흉내고 닮고 싶지는 않다. 나 만의 색깔을 찾아가겠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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