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 “8개월 동안 연애는 못하겠어요”(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연기파 배우 신하균(36)이 제대로 망가졌다.

섹시 코미디 영화 ‘페스티발’(감독 이해영)을 신작으로 내 놓은 신하균은 이번 작품에서 그야 말로 ‘못난 놈’으로 변신했다.

그가 맡은 ‘장배’는 대한민국의 경찰관이지만 여자친구 ‘지수’(엄지원 분)에게는 난폭하기 그지 없다. 평소 자신의 음부의 크기에 자신이 있던 ‘장배’는 그것을 자신감으로 살아가는 남자다.

사회적인 면에서도 진급에 번번이 떨어지는가 하면, ‘지수’와의 성관계에서도 혼자만 만족하는 섹스를 즐기며 자신의 남성다움만을 강조한다. ‘지수’가 양치질을 하는 욕실에 버젓이 들어와 담배를 피우면서 소변을 보는 그야말로 못난 남자다. 이 같은 ‘장배’역을 맡은 이유에 대해 신하균은 오히려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제 나름대로 ‘장배’를 바라봤을 때 영화적으로는 재수없고 찌질한 사람이 맞아요. 하지만 왜 그렇게 됐나가 보이지는 않거든요. 내세울 것이라고는 없고,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어떻게든 밤일에서 만족 해보려고 하는 남자에요. 수컷으로 마지막 본능인 인물인데. 불쌍하죠. 그런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저는 어떻게 영화를 매번 출연할 수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일은 하고 있는 남자잖아요. 하지만 어떤 남자라도 ‘장배’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신하균은 이번 영화에서 리얼한 ‘장배’를 연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

“영화 내내 노 메이크업이었어요. 한 거라고는 얼굴에 개기름이 흐르게 하기 위해 오일을 바른 정도죠. 얼굴이 검어 보이기 위해 태닝을 할 정도였다니까요. 시사회 때 영화를 보는데, 주변에서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나쁜 인물로 모였다면 제 연기가 성공한 것 아닐까요?”(웃음)

SM과 페티시즘 등 우리 사회의 한 쪽에 가려져 있는 성적 욕망들을 그린 이 작품에 대해 신하균은 단순한 코미디가 아닌 진지한 사회적 담론을 던지는 작품이라 설명한다.

“저는 시나리오를 받고 한번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저희 영화가 단순한 섹시 코미디 영화로 홍보되고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 가려진 성적 욕망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우리 사회는 다수의 취향은 인정하지만 소수는 그렇지 않잖아요? 그들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다면 그건 죄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신하균은 이번 ‘장배’ 역할로 인해 한 동안 겪을 고충에 대해 털어 놓기도 했다.

“한동안 연애는 못할 것 같아요. 영화가 잘되면 물론 좋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에 제 모습이 여성들에게 어떻게 보여 질지가 걱정입니다. 다음 작품인 ‘고지전’이 개봉할 때까지 한 8개월 가량은 연애를 못할 것 같아요”(웃음)

배역에 충실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는 신하균이기에 ‘장배’라는 못난 남자는 ‘페스티발’에서 제대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사회생활에서는 뒤쳐지는 자신을 가리기 위해 자신의 여성에게 마초적인 남성의 모습인 ‘장배’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닐까?

배우 신하균이 단순히 웃고 넘기는 영화를 넘어 시나리오가 던지는 우리 사회에 대한 가려진 성에 대한 화두가 마음에 들어 출연을 승낙했다는 영화 ‘페스티발’은 오는 18일 전국 극장에 개봉된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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