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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 “솔직한 심정으로 더 이상 ‘슈퍼스타K”와 연결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걸로 초반 인지도나 친근한 이미지는 얻었지만, 그 이상으로 뻗어나가기가 힘들어요. 뭘 하든 ‘슈퍼스타K’ 출신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대중에게 프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어려워요. 일종의 제약 아닌 제약이 있는 셈이죠.”
지난 해 ‘슈퍼스타K’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한 가수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런 고민을 털어놨다. ‘슈퍼스타K’로 신인이 얻기에 힘든 대중의 인지도를 한 순간에 얻었고 이를 계기로 가수의 꿈을 이룰 수 있었지만 딱 그 뿐이란 말이었다.
기실 지난 해 ‘슈퍼스타K’의 톱4 서인국, 조문근, 길학미, 박태진과 그 외 박세미, 정선국, 정슬기, 김주왕, 주찬양 등 수많은 인물들이 ‘슈퍼스타K’가 방송되는 내내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런 인기는 우승자 서인국 뿐만 아니라 이들 대부분이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가수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냉정하게 평가해 ‘슈퍼스타K’ 출신 중 여전히 ‘슈퍼스타’로 남아있는 사람은 없다. 1년까지 잴 필요도 없이 지난해 방송이 끝나고 3개월 정도가 지난 후 ‘슈퍼스타K’의 거품은 모두 사그라졌다.
노래도 꾸준히 발표해왔다. 서인국은 ‘부른다’를 시작으로 ‘사랑해U’ ‘애기야’ 등을 선보였고, 길학미는 ‘붐붐붐’, 박태진은 ‘구해줘’, 정슬기는 ‘결국 제자리’ 등 ‘가수’라는 이름으로 자기만의 노래를 선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탐탁지 않았다. 어느 곡 하나 차트 1위를 유지하기 힘들었고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슈퍼스타K’가 방송되는 동안에 이들이 뭘 하든 화제가 됐던 것에 비해 지극히 초라한 성적표였다. 지난 1년간 자신의 이름으로 꾸준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는 ‘슈퍼스타K’ 출신이 서인국 밖에 없는 것은 이런 이유가 한 몫 한다.
이런 결과는 가요관계자들 사이에서 ‘슈퍼스타K’를 바라보는 회의적인 시각과 우려의 목소리를 낳고 있다. 한 음반제작사 관계자는 “’슈퍼스타K’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케이블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지만 그 뿐인 것 같다. 그 순간에는 톱스타급의 인기를 얻어도 이를 유지시키지는 못 한다. 반짝스타로 끝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국인의 안 좋은 특성으로 분류되는 ‘냄비근성’은 ‘슈퍼스타K’를 바라보는 대중의 기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슈퍼스타K’는 이미 종영해버린 ‘프로그램’일 뿐, 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지나가버린 트랜드로 인식됐다.
“’슈퍼스타K’ 누가 신곡을 낸다더라”는 말에 “그래? 노래 진짜 잘 불렀었는데, 꼭 들어보고 싶다”가 아니라 “그래? 그런 애가 있었지. 근데 소녀시대 신곡 들어봤어?”라고 반응하는 게 일반적이다. ‘슈퍼스타K’라는 이름표는 ‘방송’이란 공공재 노출과 함께 했을 때에 비로소 폭발적이 반응을 이끌어 내는 고질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물론 올 해는 지난 해에 비해 커진 규모만큼 화제성의 크기도 배가 됐다. 종영 후 오디션 참가자들의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 해 ‘슈퍼스타K2’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김지수, 김보경 등은 즉각적인 음원 발표, 지상파 방송 출연, 합동콘서트, CF계약 등 다양한 콘텐츠로 ‘슈퍼스타K2’에 매료됐던 시청자와 음악팬들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중의 관심은 끊임없이 노출하고 모습을 보여야 지속될 수 있다. ‘슈퍼스타K2’는 1편의 부족한 점을 교훈 삼아 좀 더 적극적으로 대중에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분명 지난해에 비해 고무적인 일이다.
‘슈퍼스타K’는 일반 신인이 얻기 힘든 초반 대중의 인지도를 안은 채 출발선에 섰다. 그래서 100미터 달리기에서 다른 신인들보다 먼저 결승점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됐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치열한 가요계 전쟁 속에서 ‘슈퍼스타K’ 출신이라고 예외는 없었다. 이번 '슈퍼스타K2'는 지난해와 달라질 수 있을까. 대중은 그들에게 쏟아내는 지금의 관심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내년 '슈퍼스타K3'가 방송될 때, 지금 '슈퍼스타K2' 출신 중 누구라도 '슈퍼스타'로 남아 사랑받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지난해 '슈퍼스타K'의 톱10(위)-올해 '슈퍼스타K2'의 톱11. 사진=엠넷미디어]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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