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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중국 광저우 특별취재팀] 라이벌을 옆에 두고 출발선에 섰다. 미끄러지는 듯한 잠영이 이어졌고, 가장 먼저 50m 랩타임을 끊었다. 24초78.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던 베이징올림픽 당시 보다 좋은 기록이었다. 그리고 예선 3위에 그쳤던 박태환은 모든 선수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200m 터치패드를 찍었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는 박태환의 모습이 중계 화면을 가득 채웠다.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21·단국대)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박태환은 14일 오후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80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획득과 동시에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자유형 200m 아시아 신기록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1분44초85였다.
금메달을 뛰어 넘은 기록이었다.
지난 도하대회 당시 박태환은 자유형 200m, 4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3관왕에 올랐다. 이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자유형 400m서 금메달, 자유형 200m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참가한 로마 세계 수영선수권대회에서 전 종목 결승 진출 실패라는 쓴맛을 본 것이다. 기나긴 슬럼프가 이어졌고, 박태환은 자신에게 쏟아진 의문 부호들을 떨쳐버리려 부단히 애썼다.
이후 박태환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다시 자신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두 차례의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박태환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있었다. 그리고 "베이징올림픽 때만큼 컨디션이 좋다"던 말이 거짓이 아님을 그는 금메달로 증명해 보였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태환은 15일 계영 800m, 16일 자유형·계영 400m, 17일 자유형 100m, 18일 자유형 1,500m와 혼계영 400를 앞두고 있다. 박태환은 "도하대회에 이어 광저우대회에서도 MVP를 노리고 있다"던 약속마저 지켜낼 수 있을까.
[아시아 신기록을 경신한 박태환. 사진 = 중국 광저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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