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친구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트위터나 메신저를 통하는 것이 더 편하고, 우체국은 편지를 보내는 것보다 택배를 보내는 것이 더 친숙하다. 사진이 빼곡한 앨범의 수보다 컴퓨터 속 이미지 폴더의 수가 더 많고, 심지어는 운동조차 닌텐도 위 같은 게임기를 통해 하고 있다. 그야말로 디지털 없이는 살 수 없고 모든 것이 디지털로 통하는 시대인 것이다.
위의 사례만 보면 아날로그는 더 이상 설 곳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이러니하게도 아날로그는 여전히 우리 곁에 건재하다. 전자책이 출시되면서 종이책의 시대는 끝났다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지만 오늘도 새로운 책들은 끊임 없이 출시되고 있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디지털 음원 때문에 CD가 사라질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그렇지 않을뿐더러 CD 때문에 사라질 것이라던 LP도 버젓이 살아 있다. 아날로그 시계보다 디지털 시계가 더 정확하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시계가 인기를 얻고 있고, 필름 카메라 역시 디지털 카메라들 사이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아날로그 제품들 중에서도 다이어리는 컴퓨터, PDA 그리고 최근 스마트폰의 등장까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수많은 순간을 겪었다. 그러나 다이어리는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매년 다이어리 기획전을 큰 규모로 진행해오고 있는 텐바이텐 MD파트의 오은자 과장은 “블로그, 트위터 등 많은 온라인 서비스가 생기고 스마트폰 등 다양한 대체 품목들이 생겨났지만 이에 반해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자필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하고 있다”며 다이어리 판매량 증가 원인을 분석했다.
이처럼 다이어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많은 쇼핑몰에서 매년 다이어리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www.10x10.co.kr)은 매년 다이어리 기획전을 크게 진행하는 곳들 중 하나다. ‘나눔’을 주제로 하여 다양한 다이어리들을 소개하고, 무료 배송, 사은품 증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다이어리를 통한 기부. 텐바이텐에서는 고객이 구매한 다이어리 한 권당 100원의 금액을 기부하여 다이어리를 통해 더 따뜻한 감성을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PDA나 스마트폰을 두고 굳이 다이어리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디지털 기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따뜻한 감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쓰지만 매년 다이어리를 구매한다는 직장인 이 모씨는 “그 때의 감정과 생각을 담아 써 내려간 다이어리 속 글자들을 볼 때마다 감동을 받곤 한다. 이런 감동은 어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도 줄 수 없는 것”이라며 다이어리를 찾는 이유를 밝혔다.
다이어리뿐만 아니라 다른 아날로그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이유도 이 씨의 이유와 비슷하다. 급박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흐름을 쫓아가지 않으면 자신이 뒤쳐질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고, 이로 인해 아날로그 제품만의 따뜻함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다는 것.
디지털 기기는 우리에게 생활의 편리함은 줄 수 있어도 마음의 편안함은 줄 수 없다. 속도만이 으뜸의 가치가 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느리지만 따뜻한 아날로그는 우리에게 큰 위로이자 선물이 아닐까. 2011년에는 다이어리와 같은 아날로그 제품과 함께 이 따뜻함을 느껴보자.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한 해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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