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유격수에서 3루수로 변신에 성공하고 거포 본능을 마음껏 뽐냈다. 마치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본래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를 잠시 떠나 새로운 국대 주전 3루수로 떠오른 강정호(넥센)가 결승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강정호는 19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야구장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7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해 장타력과 찬스 해결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3회초 이대호의 좌월 솔로포로 4-1로 앞서던 한국은 김현수의 좌전 안타로 또 다시 기회를 잡았다. 이어 등장한 타자는 강정호. 강정호는 대뜸 좌측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날리며 물오른 장타력을 뽐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운 파울이었다.
보통 파울홈런을 날리면 결과가 그리 좋지 않은 속설 아닌 속설이 있다. 장타를 거듭 날리는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데다 파울홈런에 따른 허탈감으로 비슷한 타구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강정호는 개의치 않고 다시 한번 큰 타구를 날렸다. 이번엔 의심의 여지 없는 홈런이었다. 다시 한번 좌측 담장을 넘긴 강정호의 홈런에 한국은 6-1로 앞서 나갔다.
강정호는 5회초에도 좌측 외야로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좌익수 러궈후이의 글러브에 잡히고 말았다. 그러나 아쉬울 이유는 없었다. 6-3으로 앞서던 7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천금 같은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차를 벌린 것이다. 원래 번트 사인에 파울을 쳤지만 번트 자세 후 강공 작전으로 바뀌자 기다렸다는 듯 적시타를 쳤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9회초 강정호는 힘차게 스윙을 했고 맞는 순간 넘어갔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큰 타구가 나왔다. 홈런이냐 파울이냐 지켜보던 찰나, 타구는 폴을 맞고 떨어졌다. 강정호의 투런포로 점수는 9-3. 완벽한 금메달 쐐기포였다. 이것도 모자라 9회말에는 파울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잡아내는 호수비도 선보였다.
이날 만큼은 '한국의 A-로드'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강정호는 최고의 활약으로 금메달의 주역이 됐고 병역 혜택이란 커다란 선물도 그의 몫이 됐다.
[강정호가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중국 광저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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