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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용우 기자] 지난 4월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배구 V리그 결승전을 취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한국에서 활약하던 김연경(레프트)이 JT마블러스로 이적해 소속팀을 최종 결승전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도교 센다가야에 위치한 요요기체육관에서 벌어진 결승전은 여자부와 남자부로 나뉘어서 이틀 간 치러졌다.
7전 4선승제로 펼쳐지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3,4위전과 결승전이 단판으로 치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배구 관계자는 "일본은 최종결승전보다 정규리그 우승을 더 비중있게 생각한다. 일본은 최종결승전을 축제의 분위기로 치러진다"고 전해왔다. 일본은 남자배구보다 여자배구가 인기가 더 많다. 먼저 펼쳐진 여자부 결승전은 1만4,000명 관중이 몰려와서 많은 인기를 실감케했다.
당시 여자부 3,4위전을 취재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 찰나 세계선수권대회 광고가 나오는 전광판을 보고 잠시나마 충격을 받았다. 한국이 그 때 러시아, 터키와 한 조에 속했다는 것도 그 때 알았다. 전광판에서는 7개월 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일본에서 개최한다는 광고를 방영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치밀하게 준비하는 일본의 섬세함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가 개막한 후에는 일본이 왜 저런 정성을 들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은 세계선수권대회서 중국을 8년 만에 제압했고 러시아를 상대로는 한 세트를 가져가는 접전을 펼쳤다. 한국에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하기 위함이지만 일본은 자국 개최하는 이번 대회를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주전 멤버를 오랜 시간동안 훈련을 시켰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유망주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해 내보냈다. 이런 정성 속에 일본은 3,4위전에서 미국을 제압하고 32년 만에 동메달을 획득했다.
취재 차 만난 배구 관계자들은 이번 대회를 두고 한 목소리로 "광저우 아시안게임도 중요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대회서 좋은 성적을 내서 이미지 제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근 들어 한국과 달리 일본은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막대한 후원을 통해 공인구도 미카사 제품으로 사용하게 했다. 더불어 매년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이미지 제고를 노리는 중이다. 용병 영입에도 일본과 한국의 이미지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 용병을 영입하기 위해선 금액을 더 주고 데리고 와야 한다. 외국인 선수들도 한국보다 일본리그에서 플레이하는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시각 차이는 하늘과 땅이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로 발전하려는 일본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모습들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도 이러한 모습들을 보고 배울 점은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일본 요요기체육관. 사진출처 = FIVB]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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