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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몇달 전 한 여자후배한테 잊지 못할 굴욕을 당한 적이 있다. 하루는 같은 미용실에 다니는 한 여자 후배에게 세바퀴 '다짜고짜 퀴즈'에 한 번만 출연(전화통화)해 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후배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 후배가 '매니저한테 한 번 물어보겠다'고 하더라. 그 후배는 '나와 다짜고짜 퀴즈를 한 번 해주면 다 해줘야 한다'고 내 부탁을 거절하더라. 살면서 후배한테 그런 굴욕을 당해본 게 처음이다.”
이경실이 17일 방송된 QTV ‘여자만세’에 출연해 한 말이다. 이 발언이 방송된 직후 일부 네티즌들은 ‘이경실에게 굴욕을 안긴 연예인’ ‘예의없는 싸가지 없는 연예인’등으로 지칭되며 이경실 발언의 주인공을 찾고 있다. 당사자로 추측되는 연예인들이 본인은 아니다라는 웃지 못할 해명을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요즘 토크쇼 예능 프로그램들이 늘어나면서 연예인들이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사생활이나 경험들을 늘어놓는 풍경이 일상화됐다. 연예인들이 보다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사생활 경험담 경쟁을 벌이고 있다.
SBS‘강심장’, KBS‘해피투게더’‘스타 골든벨’, MBC ‘세바퀴’등 방송 3사 토크 예능 프로그램에서 QTV ‘여자만세’등 케이블 TV 토크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토크로 풀어낸다. 시청자의 눈과 귀를 잡기위해서 사생활의 자극성이나 선정성도 날이 갈수록 확대재생산 되고 있다.
그런데 출연 연예인의 사생활 이야기로 인해 뜻하지 않는 피해가 속출하고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중의 가장 높은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바로 연예인들의 연애를 비롯한 사생활과 개인적인 경험이다. 특히 열애와 결별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생각해보니 이 여성분은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분이 나타나면 모든 남자들이 으르렁댔다. 이 여성분이 마성이 있는 것 같다”(토니안) “너무 고마운 마음에 (두살연하의 남자친구에게)그때부터 나도 많이 사주기 시작했다. 차비가 없을때는 차비를 내줬고 여름에는 같이 태닝도 했으며 겨울에는 옷도 사줬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점점 잘 되가면서 약속시간에 늦는 등 많이 실망하고 이제는 안돼겠구나 싶었다. 그에게 그만 만나자하고 결별 통보를 했다”(장미인애) “헤어지잔 말에 상대방이 죽어버리겠다고 하면서 차를 몰고 한강에 뛰어들려 했다...10년전 사귀던 최고 아이돌 그룹 중 한 멤버가 집착이 너무 심해서 헤어졌다”(간미연)....
수많은 연예인들의 사적인 이야기들이 토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토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다른 연예인을 대상으로 했을 때 이다. 방송직후 수많은 사람들은 관련 연예인을 찾게 되고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진다. 이경실의 발언직후 일고 있는 파장이 가장 단적인 예이다.
연예인의 사적인 이야기가 사적 공간이 아닌 공적인 공간인 방송에서 행해질때는 사뭇 다른 성격을 획득하게 된다. 시청자들은 진위여부가 밝혀지지 않고 출연 연예인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한 이야기들을 사실로 믿어버리는 경향이 강하다. TV라는 방송매체가 보이는 특성 즉 상징의 보편성과 공공성 등으로 인해 방송에서 전해지는 내용을 사실로 쉽게 믿는다.
이러한 이유로 사생활을 이야기하더라도 정확한 내용과 진실을 밝혀야한다. 출연한 연예인이 자신의 입장에서만 상황이나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했을때 뜻하지 않는 피해를 입는 사람이 속출한다. 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늘어놓는 일방적인 열애나 결별, 사생활의 당사자에 대한 멘트 부분이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극적인 사생활 이야기를 늘어놓는 연예인과 그 일방의 사생활 이야기의 대상이 되는 연예인중 누가 정말 예의 없는 무개념 연예인지 말이다.
[연예인들이 각종 토크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자극적인 사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뜻하지 않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화면캡처]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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