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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한국 럭비 여자대표팀의 눈물겨운 도전에 많은 팬들이 감동 받고 있다.
지난 21일 광저우대학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럭비 A조 예선은 한국의 0-51 완패로 끝났다.
한국 대표팀은 전후반 14분 동안 중국 선수들에게 끌려 다니며 단 한차례 '트라이'(상대 골라인 안 지면에 럭비공을 접촉시키는 것)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5년여간 준비해 온 중국 대표팀의 몸싸움에 한국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나뒹굴었고 공도 제대로 잡지 못한채 우왕좌왕 했다.
승복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완벽한 패배였지만 그녀들의 사연을 알고 보면 자연히 그녀들에게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다.
한국 여자 럭비 대표팀은 지난 6월에야 만들어진 5개월 된 대표팀이다. 지난해 국제올림픽위원회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남녀 7인제 럭비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해 대한럭비협회도 여자 럭비대표팀을 결성하게 됐고 이번 아시안게임까지 참가하게 됐다.
여고생을 시작으로 대학생, 회사원, PD 등 이력과 나이도 제 각각인 그들의 사연도 다양하다. 인천가림 고등학교의 채성은(17)은 중학교 때까지 럭비와 무관한 펜싱과 축구의 경험이 있고 민경진(26)은 라디오 방송국 PD 출신이다. 주장 이민희(23)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후 홍콩 여자럭비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지만 단 2달에 불과하다.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럭비를 처음 접한 '초보 대표팀'이다.
하지만 이들의 꿈은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다. 지난 7월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유일한 국제대회 참가 경험으로 그때도 4전 전패했지만 이번 만큼은 다부지게 결의를 다지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도전하고 있지만 우리 대표팀은 '1승'이 목표다. 이미 중국에 대패했고 22일 하루동안 태국, 홍콩과 잇따라 경기가 잡혀있어 어려운 승부가 예상되지만 그녀들은 포기하지 않고 달려 나갈 예정이다.
네티즌들도 그녀들의 사연을 접한 후 "여자 럭비 대표팀이 있는 줄도 몰랐네요. 꼭 1승 하시길 응원할게요", "방송 중계도 안되지만 1승 소식 들려오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도 도전 계속하시길 바랄게요" 등의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국에는 현재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실업팀까지 여자 럭비팀은 단 한 곳도 없어 한국 여자 럭비 대표 선수들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이번 아시안게임서 이들이 어떤 기적을 일구고 그녀들의 미래에 어떤 빛이 내릴지 많은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민경진-정하니-최혜영-박소연(첫줄 왼쪽부터), 김민지-주은수-김아가다-김선아(둘째줄 왼쪽부터), 이민희-송정은-채성은-김다흰(셋째줄 왼쪽부터). 사진 = 대한럭비협회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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